중국의 신생 자동차업체들이 속속 전기차를 내놓거나 신차 출시 계획을 밝히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전기차업체 니오(NIO)가 테슬라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X의 반값에 불과한 차량을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중국자동차제조협회(CAAM)에 따르면 중국의 친환경차 판매량은 올해 70만대에서 내년에는 최대 10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중국에서 먼저 차량을 출시하고 2020년쯤 미국, 유럽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전략이다.

니오 ES8과 테슬라 모델X 비교.

◆ 내년초 출시 ES8, 제로백 4.4초…모델 X보다 빨라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NIO)가 최근 SUV ‘ES8’을 공개했다. 니오는 바이두, 텐센트 등 중국 대기업들이 10억달러(약 1조888억원)를 투자해 설립된 신생 기업이다.

내년초 출시될 예정인 ES8은 3열 7인승 SUV 모델로 니오의 첫 양산차다.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는 약 355km이며 한시간 내 완전 충전할 수 있다. 두 개의 전기모터를 탑재해 최고출력 644마력의 성능을 발휘하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4.4초다.

경쟁 모델로는 테슬라 모델 X가 꼽힌다. 모델X는 1회 충전시 주행가능 거리가 417km,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5.2초다. 충전에 걸리는 시간은 ES8, 모델X 각각 급속충전시 1시간 6분, 1시간~1시간 20분이며 완속충전시에는 두 모델 모두 10시간이 걸린다.

ES8에는 이스라엘 업체 모빌아이의 기술이 적용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니오 파일럿'도 탑재됐다. 윌리엄 리 니오 회장은 "ES8이 음성 명령에 반응한다"며 "스스로 주차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6만7720달러(약 7400만원)로 모델X 12만6370달러(약 1억4000만원)의 절반에 불과하다.

니오 ES8.

◆ WM모토, 퓨처모빌리티 등 신생기업 속속 등장...“의욕만 앞서면 자금난 처할 수도"

니오 뿐 아니라 WM모토, 퓨처모빌리티 등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전기차 출시를 속속 준비하고 있다. WM모토는 내년 초부터 3만달러 미만의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며 퓨처모빌리티는 바이튼이라는 브랜드의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있다.

2012년 파산한 사브(SAAB)를 인수한 중국-스웨덴 합작 기업 NEVS도 이달 사브 9-3의 전기차 모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NEVS는 신차를 일반 소비자가 아닌 디디추싱과 같은 온라인 차량 공유업체 등에 판매할 계획이다.

그러나 WSJ은 "중국 스타트업들이 고급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려면 강력한 브랜드 파워가 필요하다"며 "의욕만 앞세우다가 자금난에 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중국에서 자동차를 3만대 이상 생산하거나 수입하려면 2019년에는 10%, 2020년 12%의 신에너지차 비중을 의무적으로 맞추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다임러, 폴크스바겐,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중국 정부가 전기차 업체에 대한 보조금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보조금 정책이 장기화되면 정부 부담이 커지고 기업들의 정부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중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조금 폐지가 내년 초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중국 재무부는 공식적인 입장을 아직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