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은 15일(현지시간)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유방암 치료용 항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트주맙)’의 모든 적응증(조기·전이성 유방암과 전이성 위암)에 대해 ‘허가승인 권고’ 의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셀트리온은 지난해 10월 EMA에 허쥬마 판매 허가를 신청한 바 있다.

셀트리온 제공

허쥬마(사진)는 유방암과 위암 등의 치료에 쓰이는 항암 항체 바이오시밀러로, 허쥬마의 오리지널의약품은 미국 바이오기업 제넨텍이 개발하고 스위스 제약사 로슈가 판매하는 '허셉틴'이다. 허셉틴은 연간 약 7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세계적인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허쥬마의 허가승인 권고 의견을 낸 CHMP는 의약품에 대한 과학적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허가 여부를 논의해 EMA에 그 의견을 제시하는 기구다. CHMP의 허가 권고는 사실상 유럽 의약품 승인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EMA의 판매 허가 승인이 CHMP의 허가승인 권고 후 2~3개월 내 이뤄지는 것을 감안할 때 허쥬마는 이르면 2018년 상반기 중 유럽에서 상업 판매를 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의 경우 국가별로 상이하지만 통상 의약품 국가 입찰이 2, 3분기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허쥬마의 상업화 시기와 맞물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셀트리온 측 설명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최종 승인 결정을 내릴 경우 셀트리온은 유럽연합 내 28개 국가와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이 속한 유럽경제지역(EEA) 3개국 등 유럽 총 31개국에서 허쥬마를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셀트리온은 허쥬마가 램시마, 트룩시마에 이어 유럽 시장에 안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램시마와 트룩시마, 허쥬마 세 제품의 오리지널의약품 세계 매출 규모는 약 23조원(2016년 기준)으로 추산된다.

셀트리온의 류머티즘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는 유럽 론칭 후 4년여간 쌓인 시장 경험과 먼디파마(Mundipharma), 바이오가랑(Biogaran), 컨(Kern) 등 유통 파트너사의 탄탄한 마케팅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유럽에서 견조하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시장 조사기관 IMS 헬스에 따르면, 램시마는 올해 2분기 기준 유럽에서 오리지널의약품(레미케이드) 시장의 46%를 점유했다.

또 셀트리온이 올해 4월 유럽에서 출시한 혈액암 치료용 항체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도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트룩시마의 3분기까지 매출액(전부 수출에 해당)은 842억원에 달한다. 트룩시마의 오리지널의약품은 미국 바이오젠이 개발하고 로슈가 판매하는 ‘맙테라(미국 판매명 리툭산)’다. 특히 맙테라는 유럽에서 세계 사용량의 약 45%가 소비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허쥬마는 글로벌 유수 암 전문학회를 통해 임상 결과를 발표하며 오리지널의약품과의 동등성과 안전성을 수 차례 입증해 의료진의 신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유럽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램시마와 트룩시마의 뒤를 이어 우수한 품질과 합리적인 비용의 항암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도 빠르게 시장에 선보여 더 많은 유럽 암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셀트리온의 허쥬마는 지난 2014년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허가를 받은 첫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다. 셀트리온은 지난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쥬마의 허가를 신청했다. FDA 승인 이후에는 트룩시마의 북미 지역 유통 파트너사이기도 한 ‘테바’를 통해 허쥬마의 상업화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