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열기가 뜨겁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 3, 4위 순위가 뒤집히기도 하고 투자 열기 과열에 거래소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속출하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 방송 CNBC는 14일(현지시각) “1300여개 종류에 달하는 가상화폐가 등장했지만 비트코인을 비롯한 상위 5개 그룹이 가상화폐 전체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면서 시가총액, 연초 대비 상승률 등을 기준으로 그 특징을 분석해 보도했다.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가상 이미지

가상화폐 광풍의 주역인 비트코인(Bitcoin)은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상화폐 계의 터줏대감이다. 시가총액은 약 2900억달러에 달하며 연초 대비 1590%가 넘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예명의 한 개발자가 만든 비트코인은 지난 2009년 온라인 가상화폐 형태로 세상에 처음 공개됐다. 디지털 단위인 ‘비트(bit)’와 ‘동전(coin)’을 합쳐 이름 붙여졌고 각국 정부나 중앙은행이 달러나 원화 등 법정 화폐를 발행하는 기존 화폐 시스템을 대체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당시 나카모토 사토시는 가상화폐 개발 프로젝트를 설명하는 논문을 발표하고 “개인과 개인이 블록체인이라는 디지털 장부를 통해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해킹을 방지하기 위해 수많은 컴퓨터 네트워크 상에 기록 원장을 분산해 저장하는 방식인 블록체인을 거래 방식으로 택했다. 분산된 원장의 50% 이상을 동시에 해킹해야만 전체 기록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컴퓨터 시스템으로는 사실상 해킹이 불가능한 구조다.

하지만 과도하게 몰린 투자 수요 때문에 트랜잭션(매매 처리) 시간이 증가하거나 거래소가 아예 중단되는 등 부작용이 일고 있다. CNBC는 “트랜잭션 지연과 같은 부작용으로 인해 암호 해독이라는 비트코인 본연의 목적이 훼손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일본 정부와 기업을 비롯한 몇몇 주체들은 비트코인을 실물 서비스나 재화의 결제수단으로 채택한 상태다.

가상화폐 2위는 시총 638억달러대에 이르는 ‘이더리움(Ethereum)’이 차지하고 있다.

연초대비 약 8800%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이더리움은 ‘암호화폐2.0’이란 개념을 만들어낸 비탈릭 부테린이 개발했다. ‘비트코인 2.0’으로도 불리는 암호화폐 2.0 개념은 비트코인 시스템을 결제 수단 뿐 아니라 전자 메신저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해 활용 범위를 넓히고자 한 것이다.

부테린은 2014년 이더리움이라는 회사를 세우고 ‘이더(Ether)’라는 가상화폐를 발행해 선판매하는 가상화폐공개(ICO)로 200억원 가량의 자금을 모았다.

이더리움의 거래방식은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블록체인을 통해 제공되지만 ‘스마트계약’이라는 조건을 붙여 만들었다. 이용자 계약을 전자화해 기록한 뒤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에 저장해두는 방식이다.

이더리움을 사물인터넷 등에 적용하게 되면 사람들끼리의 거래뿐만 아니라 기계 사이의 거래도 가능해지기 때문에 가상화폐 중에서도 향후 발전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JP모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대기업들이 이더리움의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

‘리플(Ripple)’과 ‘비트코인 캐시(Bitcoin Cash)’가 가상화폐 시가총액 3~4위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다.

리플은 14일 하루만에 90% 가까이 급등하며 비트코인 캐시를 꺾고 가상화폐 3위로 올라섰다. 연초대비 상승률은 1만1000%다. 알트코인(Altcoin·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가상화폐) 열풍과 리플 회사 측은 공급량 안정 대책 발표가 주효했다.

리플 시가총액은 약 329억달러를 기록해 비트코인캐시를 제쳤다.

비트코인 캐시는 지난 7월 말 비트코인 하드포크(Hard Fork・기존의 블록체인과 호환되지 않는 새로운 종류의 블록체인으로 변경해 다른 종류의 가상화폐가 생기는 것)를 통해 만들어졌다.

비트코인이 거래되는 블록체인이 10분당 블록 1MB 용량만을 생성하고 거래할 수 있다는 제한 때문에 만들어졌다.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참여자들의 거래를 빠른 시간 내에 처리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비트코인 캐시는 출범 5개월 동안 229% 성장해 시가총액이 330억달러로 늘었지만, 리플에 3위 자리를 내주면서 14일 290억달러대까지 떨어졌다.

마지막 가상화폐 5위는 148억달러의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는 ‘라이트코인(Litecoin)’이다. 연초 대비 상승률은 6859% 정도다.

라이트코인은 지난 2011년 구글 엔지니어와 코인베이스 근무경력을 가진 찰리 리(Charlie Lee)가 개발한 가상화폐다.

라이트코인은 비트코인의 파생 화폐로 볼 수 있다. 블록체인에 기반해 채굴되고, 매장량이 한정돼 있다는 점도 동일하다.

다만 라이트코인은 거래 시간이 비트코인보다 훨씬 빠르다. 10분마다 블록이 갱신되고 총 거래시간이 300분까지 걸리는 비트코인과 달리 약 2분이면 거래가 가능하다.

올해 초 라이트코인 커뮤니티는 블록처리 한도를 늘리고 거래 속도를 개선하기 위해 ‘세그윗(SegWit)’이라 불리는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시행했다. 이어 다른 가상화폐 간 즉시 결제와 통합이 가능한 신기술 ‘라이트닝 네트워크’의 도입 또한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