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회사가 지금보다 더 발전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본격적으로 회사 경영을 시작하면서 품질 향상에 선택과 집중을 했습니다.”

양준규 동양피스톤 사장(사진)은 2011년 사장직을 맡고 나서 오직 회사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데만 주력했다.

50년 역사의 동양피스톤은 이미 피스톤 업계에서 가격 경쟁력이 충분한 회사였다. 다만 해외 피스톤 업체들과 경쟁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에는 가격만으로는 한계가 있던 상황이었다.

양 사장의 전략은 시간이 쌓일수록 빛을 발했다. 제품 불량률을 현저히 줄였고, 2015년에는 BMW 아우디에 부품을 납품하게 됐다.

양 사장은 “이제 동양피스톤은 품질 면에서도 해외 경쟁사들과 견줄 만큼 성장했다”며 “전통 자동차 시장이 어렵다지만 지속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 업황 부진을 극복하고 자체 보유 기술을 통해 4차산업혁명에 걸맞는 사업 모델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준규 동양피스톤 사장

◆ 10년간 금속공학 공부…박사 과정 중 현재 부인 만나 동양피스톤과 인연

양 사장은 금속공학에 빠삭한 전문가다. 그는 학사부터 석사, 박사까지 모두 금속공학을 전공했다.

처음 양 사장은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나면 학교에 남아 계속 공부를 하면서 연구를 할 생각이었다. 집안에 교수 출신 가족이 많은 게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박사 학위를 밟는 중에 지인의 소개로 만난 현재 부인 홍경숙 씨와 인연을 맺게 되며 처음 계획과 다른 길을 걷게 된다. 양 사장과 홍 씨는 박사 과정 중에 결혼했다.

양 사장의 장인인 홍순겸 동양피스톤 회장은 당시 양 사장에게 학교에서 계속 배우는 것도 좋지만 현장에 나와 공부한 지식을 쓰는 게 좋지 않겠냐고 권유했다고 한다.

장인의 뜻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양 사장은 1998년 동양피스톤에 입사했다. 처음 입사 당시에는 연구 관련 업무를 맡았고, 2000년 동양피스톤 연구소장이 됐다.

이후 중간에 계열사인 오리엔스와 한독정밀 대표이사가 돼 본격적인 경영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아직 경영과 관련한 지식이 부족했기에 양 사장은 2년 간 야간 대학으로 경영대학원을 다니기도 했다. 그는 2년 반에 걸쳐 진행하는 과정을 2년 만에 우수한 성적으로 조기졸업했다.

◆ 2011년 동양피스톤 경영 시작, 품질 향상에 집중…2015년 독일 부품업체 꺾고 BMW 계약

양 사장은 계열사를 거쳐 2011년 본격적으로 동양피스톤을 경영하기 시작했다.

동양피스톤에 돌아오면서 그는 오직 품질 향상에만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했다고 한다. 양 사장은 “흔히 요즘 말로 품질에 있어서는 1도 양보 없다고 표현하면 될 것 같다”며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무조건 불량품으로 처리해 버리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당장 이익을 낸다고 하면 공장 효율성을 높이고 생산량을 늘리는 게 좋다”며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바라보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품질 개선에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제품 불량률을 줄이기 위해 설비 교체도 많이 이뤄졌지만 무엇보다도 양 사장의 강력한 의지가 직원들의 인식에 변화를 주어 회사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그가 막 사장직을 맡았을 때만 해도 동양피스톤의 불량률은 420ppm(parts per million)이었다. 그리고 현재 동양피스톤의 불량률은 0.7ppm으로 줄었다. 과거에는 100만개의 피스톤을 만들면 이 중 420개가 불량이라고 고객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면 이제는 거의 1개도 받지 않는 수준에 오른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동양피스톤의 제품은 입소문을 타게 됐다. 2015년 BMW 아우디에 피스톤을 공급하는 입찰 경쟁에서 낙찰된 것이다. 당시 세계 4위였던 동양피스톤은 세계 3위인 독일의 콜벤 슈위츠를 꺾고 BMW와 공급 계약을 맺게 됐다.

양 사장은 “그동안 향상시킨 품질이 인정받게 된 결과물이었다”고 했다. 또 그는 “우리는 완성차 업체들이 실사를 올 때 항상 지도를 부탁하며 부족한 부분을 많이 지적해달라고 한다”며 “들은 내용을 보완하고 고치려고 노력하는데 이 점이 긍정적으로 보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신규 엔진에 부품 공급해 성장할 계획…장기적으로는 자체 기술로 사업 다각화

동양피스톤이 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피스톤 생산업체 동양피스톤은 1967년 홍순겸 회장이 ‘동양정공사’라는 개인 사업으로 시작해 1977년 법인으로 전환했다. 내연 기관용 엔진 피스톤 제작이 주요 사업이다.

동양피스톤은 피스톤 시장에서 국내 1위, 글로벌 4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선 하나뿐인 자동차 피스톤 제조기업이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8.7%다.

동양피스톤은 다각화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점으로 자랑한다.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에서 가솔린 피스톤이 32.8%, 디젤 피스톤이 36.9%, 그 외 파워셀 모듈 및 자체 제작 설비 등 기타 제품이 30.3%를 차지했다.

주요 고객사로는 현대·기아차, GM, 포드, 크라이슬러, BMW 등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업체까지 고루 분포돼있다. 이 중 현대·기아차의 비중이 50.4%, 나머지 업체들의 49.6%다.

동양피스톤의 최근 3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과 영업이익 성장률은 각각 9%, 23%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27%, 16.00% 늘어난 2980억원과 155억원을 기록했다.

동양피스톤은 스마트 공장 시스템을 통해 매출 원가와 함께 제품 불량률을 줄일 계획이다. 스마트 공장은 제품의 기획과 설계, 생산, 유통, 판매 등 전 생산과정을 ICT 기술로 통합한 공장이다.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고 고객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는 데 용이하다.

동양피스톤에 대해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부진과 전통 자동차 시장의 축소가 우려 요인으로 지적된다. 때문에 이번 공모 과정에서 동양피스톤의 공모가는 희망밴드 하단인 5700원에 결정됐다. 양 사장은 “앞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의 상황이 지금보다 나아질 거라 생각한다”며 “더불어 해외 완성차 업체들의 신규 엔진 도입에 따라 동양피스톤의 실적도 성장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동양피스톤은 소재, 주조, 가공, 표면처리공정 등 피스톤 제품의 전체 공정에 대한 자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피스톤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업을 다각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액면가: 500원

▲자본금: 49억3400만원

▲주요주주(공모 전 기준): 양준규(27.28%), 홍순겸(20.96%), 홍경숙(7.57%), 홍경희(7.57%)

▲주간사(IBK투자증권)가 보는 투자 위험

-중국의 저성장기조, 미국 트럼프정부의 정책방향, 유럽발 정치, 경제적 불안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글로벌 자동차 판매대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자동차 산업의 성장 정체시 당사 제품에 대한 수요감소로 당사의 영업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정체됨에 따라 내수시장이 중장기적으로 성장의 한계를 보이고 있으며, 현재의 성숙된 자동차 보급환경에서는 업계 자체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2017년 상반기 기준 현대자동차의 판매량은 전년대비 8.2% 감소하였으며, 영업이익 증가율은 최근 3년간 마이너스(-)의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당사의 현대차그룹 매출비중은 2016년 별도재무제표 기준 약 41% 수준이며, 현대자동차의 판매량 감소추세가 지속될 경우 당사의 영업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