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스마트폰에 중독된 청소년은 뇌의 신경전달물질 분비에 불균형이 일어나 충동 성향이 높아지고 심할 경우 우울증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다만 스마트폰 중독 증세를 치료하면 뇌가 다시 정상 상태로 돌아오는 것으로 나타나 스마트폰 중독에 대해 사회적으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형석 고려대 의대 안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지난달 30일 북미방사선학회에서 "스마트폰에 중독된 10대 청소년의 뇌를 분석한 결과, 졸음과 불안을 유발하는 신경전달물질 분비가 스마트폰에 중독되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에 중독된 청소년은 뇌 신경전달물질 분비에 불균형이 일어나 우울증을 겪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스마트폰에 중독된 남자 청소년 19명(평균 나이 15.5세)의 뇌와 같은 연령대의 비(非)중독자 19명의 뇌를 자기공명분광법(MRS)으로 비교했다. MRS는 자기공명영상(MRI)의 일종으로 뇌의 화학변화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데 이용한다.

연구진은 MRS로 스마트폰 중독자와 비중독자의 뇌에서 분비되는 두 가지 신경전달물질 GABA와 Glx의 양을 조사했다. GABA는 뇌 신호를 차단하거나 막고, Glx는 신호를 자극하는데, GABA 비율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졸리고 심할 경우 불안감을 유발한다.

MRS 분석 결과, 스마트폰 중독자의 경우 뇌에서 GABA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많이 분비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GABA 분비가 늘어날수록 뇌에서는 인지와 감정을 조절하는 뇌 신경신호의 조절 능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스마트폰 중독자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는 행동치료를 받은 이후에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정상 수준으로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 교수는 "책을 보고 사색하거나 다른 사람과 소통하지 않고 대부분의 시간을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영상을 보는 데 할애하면 뇌의 화학적 불균형이 심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