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010140)은 올해 매출 7조9000억원, 영업손실 49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6일 공시했다. 3분기까지 약 700억원의 누적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4분기에 5600억원의 적자를 예상한 것이다. 또 내년도 매출은 5조1000억원, 영업손실은 2400억원으로 예상했다. 삼성중공업은 금융경색 등의 위험(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내년에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추진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금융시장에서는 국제유가 상승과 업황 회복 전망으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고 있기 때문에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전과 달리 조기에 연간 실적 전망을 공시한다”며 “현재의 회사 상황을 선제적이고도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

삼성중공업은 전 세계 조선시황 악화로 올해 수주실적이 5억 달러를 기록했다. 목표액인 53억 달러의 10% 수준이다. 회사는 매출감소와 고정비 부담 등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초부터 인력 효율화 등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으며, 내년에 조업이 가능한 단납기(短納期) 프로젝트 수주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삼성중공업은 “수주 시점이 지연되면서 내년 조업 가능 물량이 감소했고 구조조정 실적도 당초 목표에 미달했다. 최근 내년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이로 인한 영향을 평가한 결과 올해 4분기와 내년 적자가 전망됐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구조조정·비용감축 목표달성 실패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와 그로 인한 향후 매출원가 증가분 ▲올해 수주한 일부 공사에서 예상되는 손실 충당금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위로금·강재가 인상에 따른 원가증가 등을 실적에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올해 인력 구조조정은 노사합의 지연 등으로 당초 목표치보다 낮은 700명 수준에 그쳤으며 올해 수주실적 67억달러 중 내년에 발생하는 매출은 약 2조7000억원에 불과하다. 내년에 매출이익은 소폭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판매관리비 등 때문에 내년에 영업손실이 날 것으로 봤다.

삼성중공업은 내년 5월 초 완료 일정으로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말 기준 예상 가용자금은 1조3000억원이며 내년에는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자금 수지는 9000억원 흑자(순현금유입)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이번에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것은 회사채 등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을 상환하고 실적 악화에 따른 금융권의 추가적인 여신 축소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내년까지는 고정비 부담 증가 등으로 적자가 나지만, 2019년부터는 매출이 회복되고 영업이익도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발주처와 협상을 진행 중인 에지나 FPSO(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및 하역설비)와 같은 해양 공사의 공사비 추가 정산은 내년 실적전망에 포함돼 있지 않아 협상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실적 개선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