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8·2 대책' 이후에도 꾸준히 오르던 서울 집값이 내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신호가 꾸준히 있었고, 인상 폭이 크지 않기 때문에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저금리 기조에서 활발하던 부동산 투자 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이제 금리 상승기에 접어든다는 신호가 나왔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내년 한두 차례 금리가 더 오르면 공급 과잉 지역에 투자했거나, 소득에 비해 많은 대출을 받은 사람, 이자 부담이 큰 한계가구 등은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2018년 주택 시장 전망'에서 내년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금리를 꼽았다. 김덕례 주택정책실장은 "하반기로 갈수록 금리 인상의 영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준금리가 인상되고, 금융 규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동시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작되는 내년 4월 이후, 주택 시장의 분위기가 급격히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가 오르면서 주택 실수요자들이 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전세를 끼고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투자한 '갭투자자'는 영향을 덜 받고, 집값의 상당 부분을 대출받아 내 집을 마련한 실수요자의 부담은 커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여러 차례 금리가 올라 현재보다 1%포인트 정도 상승하면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상품에 따라 금리 상승의 영향이 다르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여유 자금이 풍부한 자산가는 예금금리에 더 민감한데, 시중금리는 여전히 낮은 편"이라며 "오피스텔이나 분양형 상가처럼 월세를 받으려고 대출을 끼고 사들이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타격을 받겠지만, 장기적으로 땅과 건물의 가치가 오를 것으로 보고 투자하는 꼬마빌딩·상가 시장은 영향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