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부상 열차⋅자동차 기술로 만든 공중 부양 스피커
공중부양 기술 응용한 제품 '봇물'⋯아이언맨에서 구름까지

“어, 어, 어...스피커가 공중부양(空中浮揚)을 하네?”

LG전자(066570)가 지난 10월 재미있는 물건을 선보였다. 스피커가 공중에 뜬 채 소리를 내는 이른바 공중부양 스피커 ‘PJ9’를 두고 하는 얘기다. 이 스피커는 자기부상 열차 기술을 응용, 전원을 켜면 스피커가 중력(重力)을 거슬러 서서히 위로 떠오른다. 스피커가 공중에 떠 있어 소리가 바닥으로 흡수되지 않고 360도 전방향으로 고른 음질 내보낸다.

LG전자 공중부양 스피커 PJ9의 모습. 공중부양 스피커는 상단의 스피커와 하단의 우퍼스테이션으로 구성됐다.

이 제품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CES)에서 공개돼 관람객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PJ9는 타원형 블루투스 스피커와 원기둥 형태의 우퍼 스테이션으로 구성됐다. 스피커 외관에는 항공기 터빈 엔진을 형상화한 사선 그릴을 적용했다. 우퍼 스테이션의 중저음은 풍성한 사운드를 완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조선DB

공중부양 스피커와 우퍼스테이션에는 각각 네오디뮴과 페라이트 자석이 내장돼 있다. 자석은 N극과 S극으로 나눠 있다. 이 자석 사이에 전류를 흘려 자기장을 형성시키면 같은 극끼리 밀어내는 자석의 척력(斥力)이 발생한다. 이 힘으로 우퍼스테이션 위 스피커가 공중으로 상승하는 것이다. 자력으로 바퀴와 선로 사이를 띄어 움직이는 자기부상 열차와 같은 원리다.

자기부상 열차 기술은 1932년 세계 최초로 독일 엔지니어 헤르만 캠퍼(Hermann Kemper·위 사진)가 개발했다. 그의 특허는 시한이 만료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국가와 일부 규정에 따라 차이점은 있지만 보통 특허는 출원일부터 20년이 경과하면 특허권이 만료된다.

네오디뮴 자석은 부피가 작지만 영구적으로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소재다. 주먹만한 크기의 공중부양 스피커에 내장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네오디뮴은 화학 원소 기호로 Nd, 원자 번호는 60이다. 은색의 무른 금속으로 공기 중에서 산화하여 표면의 광택을 잃는다.

1885년 오스트리아의 화학자 칼 아우어 폰 벨스바흐이 발견했다. 네오디뮴은 다른 금속과의 합금 형태로 강력한 자성을 나타낸다. 네오디뮴 자석은 마이크, 확성기, 이어폰,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사용되고, 초대형 네오디뮴 자석은 큰 힘이 필요한 전동기나 발전기에 사용된다.

네오디뮴 자석

네오디뮴 자석은 미국 자동차 제조사 제너럴모터스(GM)와 관련이 깊다. 1982년 GM은 가솔린 엔진이 아닌 모터를 활용해 움직이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 일본 스미토모특수금속과 함께 네오디뮴 자석을 최초로 개발했다.

훗날 스미모토특수금속은 일본 히타치에 인수됐다. 가솔린 엔진 전성 시대였기 때문에 GM이 해당 기술을 팔아버린 것이다. 이후 히타치는 네오디뮴 자석 특허 로열티로 만들 돈을 벌었다. 현재 히타치는 네오디뮴 자석과 관련한 특허 60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공중부양 아이언맨 장난감의 모습

시장에는 공중부양 기술을 응용한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아이언맨 피규어 공중부양하는 전시 장남감도 등장했다. 이 제품은 마치 아이언맨이 하늘을 나는 것처럼 공중부양을 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디자인 회사 크리레브(Crealev)는 공중부양 기술을 응용한 다양한 제품을 내놓은 것으로 유명하다. 구름을 띄워놓은 것 같은 조형물을 비롯해 공중부양 케익⋅스케이트보드⋅암석⋅스피커⋅운동화⋅스마트폰 충전기 등을 선보였다.

크리레브에서 개발한 공중부양 구름, 신발, 스마트폰 충전기, 스케이트보드, 암석, 케익

LG전자 공중부양 스피커 ‘PJ9’ 는 1번 충전으로 최대 10시간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스피커는 작동 중 배터리가 방전되면 스스로 우퍼 스테이션으로 내려와 충전을 시작한다.

공중부양 스피커의 상단 스피커는 방수 등급 IPX7을 충족한다. IPX7은 수심 1m 깊이에서 최대 30분 동안 버틸 수 있는 등급이다. 사용자는 물이 튈 수 있는 환경에서도 걱정 없이 음악을 즐길 수 있다. LG 공중부양 스피커 가격은 36만9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