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열린 ‘2017 관광중소기업 모의 크라우드펀딩 대회’에서 증권형 부문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36개월 된 아기를 둔 한수연 커넥터스 대표는 출산 전 도시건축 전문연구원이었다. 학문 간 융합에 관심이 많아 2009년 미국 버클리뉴미디어연구소에서 모바일 서비스 응용도시 이용 행태 등을 연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4년 9월 아기를 낳으면서 시각이 바뀌었다. 2시간마다 모유 수유를 하고 아기띠를 매면서 엄마들이 유모차를 끌고 갈 만한 장소가 마땅히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지난해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커넥터스'를 설립하고 유모차를 끈 엄마를 위한 도시 나들이 앱 '맘비(mombie)'를 개발했다. 우아했던 여성이 출산 이후 아이를 돌보다 '좀비'로 변했다는 것을 재밌게 표현한 것이다. 그가 개발한 맘비는 유모차 접근 용이 장소, 키즈프랜들리 무장애 장소, 날씨 정보, 유모차 나들이 경로 등을 상세하게 알려준다. 맘비는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최한 관광중소기업 모의 크라우드 펀딩 대회에서 최우수상(후원형)을 받았다. 관광공사는 "문화·관광 산업에서 소외된 아기 엄마들의 자유로운 나들이를 가능케 하는 앱 서비스"라고 평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관광 중소기업들의 성장을 돕기 위해 '관광 중소기업 대상 크라우드 펀딩 지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에는 처음으로 온·오프라인 모의 크라우드 펀딩 대회를 개최해 국민의 관심을 유발하고, 관광 중소기업들의 상품과 서비스를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올해 처음으로 모의 크라우드 펀딩 대회 개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관광산업에서 매출액 5억원 이하 소규모 관광 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의 74%에 달한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우수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지만 자금 문제로 꿈을 실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많다. 이러한 기업들을 돕기 위해 정부는 '관광 중소기업 크라우드 펀딩 지원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관광 분야 중소기업들의 다양한 콘텐츠를 홍보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고, 맞춤형 기업 컨설팅을 지원해 관광 중소기업의 역량 강화를 돕는 것이 골자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최근 스타트업들은 이러한 크라우드 펀딩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며 "정부는 소규모 관광 기업이 실력을 갖추도록 지원하고 펀딩까지 받을 수 있도록 전방위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관광공사는 기업들이 좀 더 마케팅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처음으로 온·오프라인 모의 크라우드 펀딩 대회를 개최했다. 지난 9월 54개 기업을 대상으로 2주간 온라인 모의 크라우드 펀딩 대회를 열었고, 네티즌 약 1만명이 관광 중소기업의 상품과 서비스를 살폈다. 이 중 20개 상위 기업이 선정돼 지난 10월 26~27일 서울 중구 퍼시픽타워에서 오프라인 본선을 가졌다.

◇관광공사, 크라우드 펀딩 지원 확대

본선에는 전문가들과 일반인들 400여 명이 참가해 약 32억3000만원의 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후원형과 증권형으로 나누어 진행됐던 본선에는 총 9팀이 수상했다. 후원형(투자자가 기업의 상품을 구매하거나 프로젝트를 후원하고 비금전적 보상을 받는 형태) 대회에서는 유모차 나들이 앱 '맘비'를 개발한 커넥터스가 최우수상을 받았고, 부산시를 관광할 수 있는 시티패스를 개발 중인 '패스앤트립', 스토리텔링으로 역사문화 콘텐츠를 엮어 관광 상품을 만드는 '에이치스토리컨설팅', 대한민국 최초의 축구테마뮤지엄 풋볼팬타지움을 운영 중인 '올리브크리에이티브'가 수상했다.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비상장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는 형태로 운영된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대회에는 사용하지 않는 개인 요트를 임대해 저렴한 비용에 대여해주는 '요트탈래'가 수상했다. 요트탈래는 2015년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관광 벤처기업이다. 또 장애인·노약자 등 관광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여행 상품과 장애물 없는 여행지 환경 등을 제공하는 '두리함께'가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모바일 세금 환급 플랫폼 서비스를 기반으로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엠비즈 플래닛'이 우수상을 받았고, 여행지 숙소에서 옷을 빌려 입을 수 있는 '웨어트립'과 스트레스 치유 프로그램 '홍캠프', 외국인 단체 여행객을 위한 '팀워크빌딩'이 장려상을 받았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대회 중간 실제 투자를 위한 상담 요청이나 참가 기업에 대한 문의가 쏟아졌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앞으로도 이러한 모의 투자 행사를 비롯, 관광 중소기업 대상 크라우드 펀딩 지원 사업을 내실화해 중소 관광 기업들의 성장을 돕는다는 방침이다. 참여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 분석과 투자 유치 전략 수립 등 맞춤형 기업 컨설팅도 제공한다. 지원 사업에 참여하려면 기업투자정보마당(www.ciip.or.kr)에 회원 가입을 하고, 기업 정보를 등록하면 된다. 자세한 정보는 관광벤처 사업 홈페이지(tourventure.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함경준 한국관광공사 단장은 "앞으로 크라우드 펀딩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여 관광 중소기업 활성화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관광 중소기업 크라우드 펀딩 과정

①참여 희망 접수: 한국관광공사 산업협력팀(ifyouknow@knto.or.kr)이나 아이플러스센터에 문의(jmkim@ipluscenter.co.kr)

②기업정보 등록: 기업투자정보마당(www.ciip.or.kr)에 회원가입 후 등록

③기업정보 분석: 관광공사에서 분석 후 승인

④전문가 컨설팅·홍보: 투자 유치 전략 지원, 크라우드 펀딩 계획 홍보

⑤투자 유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