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 언론사로 구성된 한국온라인신문협회(온신협)는 28일 인터넷 포털 카카오가 아웃링크 방식으로 운영해온 ‘카카오톡 채널’ 서비스를 인링크 방식으로 전환하면 강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카카오는 아웃링크를 인링크(inlink) 방식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링크로 바뀌면 기사를 클릭했을 때 포털 안에서만 기사를 읽게 되고 언론사 웹사이트로는 연결되지 않는다. 아웃링크(outlink)는 포털에서 뉴스 기사를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의 웹사이트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온신협은 “‘카카오톡 채널’ 서비스가 인링크로 전환되면 그동안 아웃링크를 전제로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한 언론사와 카카오 간의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언론사는 기사 송출을 중단하는 등 극한 대립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아웃링크 방식 유지를 촉구했다.

카카오(035720)는 ‘이용자 불만’을 명분으로 내세워 인링크 방식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채널’ 서비스에 입점한 언론사에 “아웃링크 방식을 지속하면 피싱 광고와 앱스토어 납치 등 사용자 경험을 크게 저해하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모니터링 강화와 함께 현재와는 전혀 다른 서비스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카카오톡 안에서만 뉴스를 읽는 인링크 방식 도입을 시사한 것이다.

카카오의 ‘카카오톡 채널’ 서비 화면.

카카오의 이런 움직임은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 언론사를 지원하겠다고 대외적으로 밝힌 이전 발언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임선영 카카오 부사장은 이달 13일 한국언론진흥재단(KPF)이 개최한 ‘2017 KPF 저널리즘 콘퍼런스’에서 카카오톡과 연동되는 스토리 펀딩 프로젝트를 소개하면서 “카카오는 언론사 브랜드를 독자들이 인지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링크 방식의 뉴스 서비스를 언론사 브랜드를 무너뜨리고 저널리즘 생태계를 악화시킨 주범으로 꼽는다. 포털 네이버와 다음이 인링크 방식으로 뉴스를 서비스한 뒤 언론사들은 충성 독자를 잃었다.

온신협은 카카오가 언론사에 지급하는 전재료가 늘어나는 것을 막고 포털에 트래픽을 가둬 언론사의 디지털 영향력을 낮추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본다. 온신협은 카카오가 인링크 방식으로의 전환을 강행하면 언론사가 웹사이트의 페이지뷰(조회 수) 하락과 광고 수익 감소 등의 피해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온신협은 카카오가 불법·편법 운영을 해온 언론사를 선별해 퇴출시키지 않고 언론계와 아무런 협의 없이 인링크 방식으로 전환하려 한다고도 지적했다.

이선기 온신협 회장은 “지난 2년간 언론계가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 참여하며 자정 노력을 했고 그에 따라 선정적인 기사의 반복 송출(어뷰징)이나 광고성 기사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카카오가 일방통행식으로 인링크 전환을 밀어붙이면 포털과 미디어 사이에 불필요한 갈등이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온라인신문협회는 디지털 저널리즘을 통한 언론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1997년 출범했다. 현재 12개 일간지(경향신문·국민일보·문화일보·브릿지경제·서울신문·세계일보·이데일리·조선일보·중앙일보·한겨레신문·한국일보·헤럴드경제)와 4개 온라인 매체(동아닷컴·매경닷컴·전자신문인터넷·한경닷컴)로 구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