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자동차의 프리미엄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더 뉴 XC60’은 8년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된 모델이다. 지난 9월 한국 시장에 출시된 더 뉴 XC60은 두 달 만에 1500대 팔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XC60은 볼보의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1세대 XC60은 유럽 시장에서 2014~2016년 3년 연속 프리미엄 미드(mid-size) SUV부문 판매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2009년부터 2016년까지 매해 새로운 판매기록을 갈아치웠으며 올 7월에는 글로벌 누적 판매 100만대를 돌파했다.

더 뉴 XC60은 완전변경 모델인 만큼 볼보의 최신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적용했고 새로운 디자인으로 탄생했다. 엔진 라인업은 디젤인 D4와 가솔린 T6 등 2가지다. 디젤 모델을 시승했다. 지난 22일 서울에서 춘천까지 왕복 약 200여km를 몰아봤다.

볼보 XC60.

◆ 날렵한 인상…"완벽한 비율에 초점"

더 뉴 XC60의 첫 인상은 꽤나 큰 몸집에도 불구하고 날렵하게 느껴졌다. 1세대 XC60 대비 전장(차의 길이)은 45mm, 전폭(차의 폭)은 10mm 늘어나고 전고(차의 높이)는 약 55mm 낮아졌다. 더 뉴 XC60의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4690mm, 1900mm, 1660mm다.

날렵한 인상을 주는 요소 중 하나는 LED 헤드램프 디자인이었다. 알파벳 'T'가 가로로 뉘어진 모양인데 볼보 특유의 헤드램프 디자인으로 '토르의 망치'라고도 불린다. 망치 손잡이 부분의 헤드램프 부분을 차량 전면 중앙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맞닿도록 길게 디자인해 차량 눈매가 날렵해 보였다.

XC60 내부.

XC60은 볼보 최초의 한국인 디자이너 이정현 씨가 디자인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디자인할 때 '완벽한 비율'에 초점에 두고 다이내믹한 볼보자동차를 완성하고자 했다”며 “그릴과 연결된 헤드램프, 측면의 날렵한 라인, 차별화된 리어램프 디자인 등 XC90과 통일성을 가지면서도 전혀 다른 메시지를 담아냈다”고 말했다.

차량 내부의 센터패시아에는 세로형의 9인치 터치형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다. 센터콘솔 쪽은 매우 단순화했다. 기어노브와 주행모드 선택 다이얼, 창문 열선 등을 작동할 수 있는 버튼만 남아있고 공조 장치, 시트 열선 등 대부분 기능을 터치형 디스플레이에서 조절할 수 있다.

XC60에 탑재된 다양한 첨단안전사양들.

◆ 스스로 차선 유지, 주차도 알아서 ‘척척’…다양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운전석에 앉자 밖에서 봤던 것 보다 차의 폭이 더 넓게 느껴졌다. 시트 포지션을 끝까지 높여야 보닛이 보일 듯 말듯 했는데, 보닛이 시야에 들어와도 차의 크기가 쉽게 가늠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터치형 디스플레이에 표시된 '카메라' 버튼을 누르자 차량 주변의 상황을 360도 카메라를 통해 볼 수 있어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었다.

XC60의 주행감은 무난한 편이다. 주행성능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운전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다. XC60 D4는 최대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성능을 낸다. 주행 모드는 에코, 컴포트, 오프로드, 다이나믹 네 가지 중 선택할 수 있다.

XC60에는 하이엔드 오디오 ‘바워스 앤 윌킨스’의 시스템이 탑재됐다. 마세라티 상위모델, BMW 7시리즈급에 들어가는 고급 오디오 시스템이다.

XC60의 진가는 차량에 탑재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들을 실행했을 때 발휘됐다. XC60은 BMW X3, 메르세데스 벤츠 GLC 등 경쟁차종에 없는 다양한 첨단안전사양을 탑재했다.

특히 주목할만한 기술은 '파일럿 어시스트 2'다. 이 기능은 차선유지기능(LKA·Lane Keeping Aid)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차선을 유지해준다. 차선유지기능의 경우 운전자가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옆 차선으로 이동했을 때 핸들을 스스로 조향해 차선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정도인 반면, XC60에 탑재된 파일럿 어시스트는 차량 스스로 차선 중앙을 정확하게 지키며 움직였다. 곡선 주로에서도 정확하게 움직였다.

차량 스스로 주차하는 ‘파크 인’ 기능.

서울에서 춘천으로 가는 도중 가로등 없는 캄캄한 길을 지나야 했다. 이때는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이 잠시 중단됐다. 이 기능이 중단됐다는 것은 계기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볼보 관계자는 "차선이 선명하게 보이는 곳에서만 활성화 상태를 유지한다"며 "차선을 인식할 수 없는 경우에는 조향 지원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속도와 거리제어만 유지하다가 차선을 다시 인식하면 재작동된다"고 말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도 탑재돼 운전자가 설정한 제한 속도 이내에서 앞차와의 간격도 자동으로 조절된다.

차량 스스로 주차하는 '파크 인' 기능도 있다. 아파트 주차장 내에서 직각주차를 하며 이 기능을 실행해 봤다. 디스플레이에 표시된 파크 인 버튼을 누르면 차량 스스로 빈 주차 공간을 인식한다.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뗀 뒤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대로 기어만 변경하면 차량이 앞뒤로 움직이며 빈 주차공간에 차를 주차한다. 차량 스스로 방향도 조절하고 제동도 하지만 혹시 부딪힐지도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진 않았다.

'인텔리 세이프' 기능도 모든 트림에 기본으로 탑재됐다. 이 기능을 시연하려면 위험한 상황을 연출해야 해서 직접 시연해보지는 못했지만 충돌 상황에서 스티어링 휠의 조향을 도와주는 시스템이다. 운전자가 장애물을 발견하고 충돌을 피하기 위해 스티어링 휠을 꺾었을 때, 꺾는 정도가 충돌을 막기에 역부족이라고 차량 스스로 판단한 경우 충돌을 피할 수 있도록 조향해주는 시스템이다.

공인 연비는 리터 당 13.3km. 계기판에는 11km가 표시됐다. 국내 판매가격은 6090만~74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