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LA)는 건물과 도로에 센서를 부착하고 SAS의 솔루션을 이용해 교통정보와 공기질을 분석합니다. 이를 통해 시민에게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 도시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디지털 혁신은 우리 삶을 좋게 만들고 있습니다.”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SAS의 질 디쉐(Jill Dyche)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 부문 부사장은 최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기업이 왜 디지털 솔루션을 도입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도입하지 않으면 필름 회사 코닥처럼 시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실패하는 기업이 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왜’라는 질문보다는 ‘어떻게’가 중요한 시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질 디쉐 SAS 베스트 프랙티스 부문 부사장은 “CEO는 어떤 분야에 어떻게 디지털 변화를 적용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디쉐 부사장은 HSBC, 버라이즌,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에 디지털 전략 수립 컨설팅을 하는 정보기술(IT) 분야 전문가다. 그가 이끄는 SAS 베스트 프랙티스 부문은 데이터 관리와 조직 체계 변화, 고객을 위한 데이터 분석과 사업 분석 분야에서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한국에서는 프로야구 구단 KT위즈가 SAS의 디지털 전략 제품을 활용하고 있다. KT 위즈는 ‘SAS 비주얼 애널리틱스 솔루션’을 이용해 야구 팬 데이터를 분석했다. 회원 가입 시점의 인구 통계학적 분석, 입장권 구매 시점의 외부 요인 관계 분석, 경기장 방문 시점의 고객 평균 입장 유인 요소 분석, 멤버십 회원의 프로모션 반응과 경기장 참석 현황을 모니터링한다. 이를 통해 회원의 재방문율을 높였다.

디쉐 부사장은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CRM(고객 특성에 맞춘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해 회원의 재방문율을 높이고, 캠페인 결과를 분석해 더 효과적인 캠페인을 기획한다”며 “관중이 감소하는 8월과 9월에는 회원 혜택을 사용하지 않은 회원에게 별도 안내해 방문을 유도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을 도입하기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디쉐 부사장은 “고객이 필요한 부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디지털 변화 시도는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 남성복 유통사 사례를 ‘과도한 디지털화’의 실패 사례로 꼽았다. 이 회사는 매장에 고객 응대 직원을 없애고 태블릿 PC를 설치했다. 고객이 매장을 방문하면 직접 태블릿 PC로 원하는 제품의 재고를 확인하고 직접 찾아 입어보는 형태로 바꾼 것이다.

디쉐 부사장은 “이는 사람의 손이 닿아야 할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구분하지 못한 사례”라며 “매장 직원이 구체적인 패션 트렌드 제시나 재고 확인, 상품 제공을 하지 않아 고객 방문 시간은 현저히 줄었고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CEO는 디지털 변혁을 어디까지 도입할 것인지 ‘범위’를 고민해야 한다”며 “매장 방문 고객의 기존 구매 이력이나 온라인 구매 이력을 파악하고 매장 직원이 세부적인 응대를 할 수 있도록 했다면 결과가 더 나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조 기업이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해 제품 불량률을 줄이고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거나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데 디지털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다. 미국 기업 월풀은 ‘SAS 애널리틱스 플랫폼’을 이용해 스마트 팩토리를 만들었다. 사전에 부품 결함을 파악해 공정을 재구성하거나 부품을 조절한다.

디쉐 부사장은 디지털 솔루션을 도입할 때 CEO가 우선 순위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목표와 목적이 명확해야 디지털 도입의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그는 “회사 외부적으로는 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내부적으로는 사업 개선 기회가 어디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최고정보책임자(CIO)를 두고 필요한 전략을 적시에 마련하면 더 빠르게 사업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