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NAVER(035420))와 카카오(035720)가 대대적인 투자를 한 인공지능 기술을 광고와 쇼핑 서비스 등에 결합하며 수익화에 나섰다. 두 회사는 올해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개발에 자금과 인력을 집중 배치했다. 회사의 핵심 제품과 서비스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점진적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두 회사의 기본 전략이다.

카카오는 이달 20일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광고 서비스 상품 ‘카카오광고’의 공개 테스트를 시작했다. 카카오는 ‘카카오광고’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적용했다.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다음 등 카카오 서비스 사용자의 개인별 콘텐츠 소비 패턴과 관심사 등을 분석하고 특정 광고에 반응할 것으로 예상되는 잠재 고객을 찾아낸다. 광고주는 이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광고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카카오의 설명이다.

카카오는 앞서 올해 9월부터 10여 곳의 광고주를 대상으로 ‘카카오광고’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했다. 비공개 테스트 기간 기존 광고 서비스 대비 영화 예매하기 클릭 비율은 두 배 높아지고 카카오톡 메시지 클릭 비율은 세 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장원열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카카오광고’는 구매 가능성이 큰 잠재 고객을 찾아내는 타게팅 정확도가 기존 광고 서비스보다 높아졌다”며 “광고 매출을 늘려주는 상품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

광고 부문은 카카오 전체 매출의 약 30%를 차지한다. 올해 3분기(7~9월)에는 전체 매출 5154억원 중 광고 매출이 1515억원이었다. 광고 부문은 PC광고, 다음모바일, 카카오톡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 중 카카오톡 광고는 알림톡, 장보기 등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면서 매출이 1분기 307억원에서 3분기에는 454억원으로 증가했다. 성수기인 4분기에는 카카오톡 광고 매출이 500억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이달 9일 3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전화 회의)에서 “콘텐츠와 커머스에 인공지능 추천 기술을 확대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인공지능 스피커 ‘카카오미니’를 활용한 수익 사업도 추진 중이다. ‘카카오미니’는 카카오가 개발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카카오 I(아이)’를 적용한 음성 기반 스피커다. 카카오는 사용자가 카카오미니를 통해 음성으로 주문하고 스마트폰에 깔린 카카오톡으로 결제하는 방식 등을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이미지 검색을 통해 상품을 찾고 구매까지 할 수 있는 ‘쇼핑렌즈’ 서비스를 출시했다. 스마트폰으로 사진 등을 보다가 마음에 드는 제품이 있으면 쇼핑렌즈로 촬영하고 이미지만으로 해당 제품 또는 비슷한 상품을 검색할 수 있다.

‘누가 입은 검정색 롱패딩’ 같은 식으로 검색창에 검색어를 직접 입력해 찾는 기존 검색 방식과 다르다. 네이버는 이미지 속 제품을 판매하는 쇼핑몰들도 제시해 이미지 검색이 제품 구매까지 이어지게 만들었다.

▲ 2018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구스롱다운점퍼, 일명 ‘평창 롱패딩’을 네이버 쇼핑렌즈를 이용해 검색하는 과정.

쇼핑렌즈는 딥러닝 기반의 이미지 분석 기술에 상품 이미지 분석·상품 정보 매칭에 특화된 이미지 검색 모델을 적용해 개발됐다. 쇼핑렌즈는 촬영 대상이 일반 이미지가 아니라 ‘상품’이란 것을 인지하고 이미지를 분석한 후 비슷한 상품을 제시한다고 네이버는 설명했다.

네이버는 9월부터 모바일 쇼핑판에서 개인화 상품 추천 시스템 ‘에이아이템즈(AiTEMS)’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검색과 쇼핑 검색으로 이뤄진 ‘비즈니스 플랫폼’ 부문은 네이버 전체 매출에서 46%(2017년 3분기 기준)를 차지한 가장 큰 수익원이다.

네이버는 클라우드 서비스에도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네이버는 올해 4월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시작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네이버는 내년에 클라우드 보안인증을 기반으로 정부기관이나 병원, 학교 등에서 클라우드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며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새로 시작한 사업들의 성과가 나오기 시작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