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차이→경제력의 차이→결혼 여부 결정
결혼 비율 70% 이하 직종 평균 월수입 282만원…나머지 직종 대비 24만원 낮아

현재 30대 남녀들이 결혼하게 될 확률은 직종에 따라 편차가 컸다. 최대 75%포인트 가량 차이가 나기도 했다. 직종에 따라 소득이 차이가 나고, 그것이 고스란히 결혼 여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조선비즈는 노동연구원이 작성하는 한국노동패널 자료 가운데 가장 최근인 2015년 조사 결과(18차 패널)를 활용해 30대 남성과 여성의 직종별 평균 임금과 결혼 이행 비율을 각각 계산했다. 직업분류는 통계청의 표준직업분류 3자리 기준을 따랐다. 분석 대상은 30대 남성과 여성으로 각각 1231명, 1263명이었다. 한 번이라도 결혼을 했다면 결혼으로 ‘이행’한 것으로 간주했다.

분석 결과 30대 남성의 경우 직종에 따라 결혼 확률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 및 광업 단순 종사원’은 25.0%, ‘방문․노점 및 통신 판매 관련 종사자’는 38.5%, ‘디자이너’는 45.5%만 결혼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꾸로 얘기하면 이들 직종에서 일하는 30대는 각각 75.0%, 62.5%, 54.5%가 미혼이란 얘기다. 반면 ‘컴퓨터 하드웨어 및 통신공학 전문가’는 100%, ‘회계 및 경리 사무원’은 90.9%, ‘장기 부사관 및 준위’는 88.9%가 기혼이었다.

직종별 연수입과 결혼 비율은 강한 양(陽)의 상관관계를 갖고 있었다. 8명 이상 일하는 주요 직종 가운데 평균 소득이 마이너스인 ‘화학․고무 및 플라스틱제품 생산기 조작원’과 연수입이 월등히 높은 ‘의료진료 전문가’를 빼고 회귀분석할 경우 월 소득 100만원 당 기혼율은 13.2%포인트씩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혼율이 70% 이하인 15개 주요 직종의 평균 월 수입은 282만원으로 나머지 직종의 평균 월소득 306만원보다 24만원 낮았다. 연 수입으로 환산하면 290만원 가량 차이가 난다.

반면 30대 여성의 경우 상대적으로 직종과 결혼 이행 여부의 상관관계가 밀접하지 않았다. 이는 30대 여성 상당수가 결혼 후 일을 그만 두거나, 경력단절 후 저소득 직종으로 재취업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직업을 가진 30대 여성은 전체의 52.4%에 불과했다.

만 25세 이상 34세 이하 여성을 대상으로 직종별 평균 소득과 결혼 비율을 집계한 결과 대체적으로 양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일본 총무성이 5년 단위로 발표하는 직종별 평균 소득과 생애미혼(평생 결혼하지 못하는 것) 비율 자료와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2015년 총무성 발표 자료에 따르면 남성의 경우 직종별 소득과 생애미혼율은 대체로 음(陰)의 상관관계가 강했다. 또 소득과 생애미혼율의 관계가 깊었다. 만 35~44세 남성 취업자를 대상으로 연소득별 미혼 비율을 분석한 결과, 연소득 100만~200만엔인 사람은 57.2%, 100만엔 이하인 사람은 59.6%가 평생 결혼을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성의 경우 고학력, 고소득 직종의 미혼율이 높았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경제력은 결혼 이전에 이성 교제를 하느냐 여부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하는 ‘보건복지포험’ 7월호에 게재된 ‘최근 미혼 인구의 특성과 동향: 이성교제를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만 18~49세 미혼 남성의 이성교제 비율은 연 소득 1500만원 미만은 27.3%에 불과하지만, 연 소득 3500만원 이상은 41.3%로 높아진다. 14.0%포인트 차이가 나는 셈이다.

여성도 연 소득 1500만원 미만인 사람의 이성교제 비율은 28.1%에 불과하다. 하지만 연 소득 3500만원 이상은 50.0%에 달한다. 2013년 실시된 ‘결혼과 출산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미시자료를 바탕으로 한 값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조성호 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혼 남녀들의 이성교제 희망 비율은 매우 크지만, 이를 방해하는 것은 모두 경제적 문제와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조 부연구위원은 “그리고 그들의 경제적 문제는 결국 고용 문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