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부담 등으로 아이를 갖지 않으려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무(無)자녀 가정이 늘고 있다. 인구 감소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란 경고다. 통계청은 20일 "2005년부터 2009년까지 결혼한 여성 가운데 자녀가 없는 사람이 9.0%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기혼 여성의 무자녀 비중은 2.0%(1980 ~1984년 결혼)에서 2.6%(1990~1994년 결혼), 5.9%(2000~2004년 결혼), 9.0% (2005~2009년) 등으로 급증하고 있다. 자녀 없이 부부만으로 가정을 꾸리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2005∼2009년 혼인한 여성의 기대 자녀 수는 1.91명으로 집계됐다. 기대 자녀는 지금까지 낳은 자녀에다 앞으로 낳을 계획이 있는 자녀까지 합한 것이다. 앞으로의 출산 계획이 모두 실현되더라도 인구 유지에 필요한 최소 출산인 2.1명에 못 미친다. 1950년~1954년 결혼한 여성의 기대 자녀 수 4.49명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나마 출산 계획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서, 우리나라 가임 여성의 출산율은 자녀 1명을 겨우 넘는 데 그치고 있다.

첫째 출산에서 막내 출산까지 걸리는 시간을 보면 1950∼1954년 혼인 여성의 경우 11.4년이었으나, 2005∼2009년 혼인 여성은 3.2년으로 크게 짧아졌다. 둘째 이상 자녀를 잘 갖지 않으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다둥이 가정은 급감하고 있다. 자녀 3명 이상 비중은 1970∼1974년엔 결혼 여성의 50.6%이었으나, 2010∼2015년엔 0.9%로 급감했다.

여성이 혼인 후 첫 출산을 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줄고 있다. 1975∼1979년에 결혼한 여성은 결혼 후 1.5년 만에 아이를 낳았는데, 2010∼2015년에 결혼한 여성은 결혼 1.26년 만에 아이를 낳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결혼이 늦어지면서 산모 연령이 올라가 이왕 아이를 낳을 거라면 빨리 갖자는 부부가 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