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추진위원회가 지난 17일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이 만드는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의 납품 재개를 결정하면서 KAI가 연내 10대 가량을 군에 납품할 전망이다. 수리온 한대 가격은 약 300억원이다. KAI는 그동안 납품 지연에 따라 내오던 지체상금을 더이상 내지 않게돼 4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지체상금은 납품이 지체되면서 내는 벌금과 같은 개념이다.

KAI는 2012년부터 올해 연말까지 총 90대의 수리온을 납품할 예정이었지만, 납품이 지연되면서 현재까지 67대만 납품했다. KAI는 납품이 이뤄지지 않은 23대 중 10대가량을 연내 군에 공급할 예정이다.

수리온

KAI 관계자는 “KAI 전체 매출에서 내수가 40%를 차지하는데, 그동안 내수에서 수리온 비중이 제일 컸다. 앞으로 지체상금을 안쌓아도 돼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그동안 군 납품이 중단되면서 수리온 수출 상담에도 어려움이 있었는데, 여기에 대한 리스크(위험)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KAI가 방산 비리와 관련한 불확실성을 줄여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불확실성이 줄면서 실적도 좋아질 전망이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수리온 전력화 재개 결정으로 KAI의 수리온 양산사업이 다시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각종 손실이 최소화될 경우 KAI의 전체 사업도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003470)연구원은 “추가적인 지체상금 발생 가능성이 사라져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KAI는 수리온 납품 중단 영향으로 올해 3분기에 매출 4772억원, 영업손실 913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68.9%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3분기에 수리온 납품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390억원, 체계 결빙 현안 해결 비용 340억원이 반영됐다.

KAI는 현재 아르헨티나와 보츠나와에 고등훈련기 T-50을 수출하는 안건을 현지 정부와 논의 중이다. KAI가 미국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뛰어든 미국 차기 고등훈련기(APT) 사업 수주전 결과도 주목된다. 18조원 규모의 APT 사업은 미 공군 조종사들의 훈련기를 교체하는 것이다. 현재 록히드마틴·KAI 컨소시엄과 미국 보잉·스웨덴 사브 컨소시엄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 수주전 결과는 내년 1분기 내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