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근 사장단·임원 인사를 단행함에 따라, 삼성물산 등 다른 계열사 사장단 인사는 이르면 이번 주에 진행될 전망이다. 삼성생명·화재·증권 등 금융계열사 사장단 인사는 내년으로 연기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달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자진사퇴 선언 이후 한 달이 흘렀지만 다른 계열사 인사는 시작도 못 하자, 삼성 내에서 ‘인사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9일 삼성과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주 진행된 삼성전자 임원 인사 결과에 따른 보직 이동까지 마무리되면 삼성물산 등 다른 계열사 사장단 인사도 순차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인사에서 키워드로 내세운 세대교체와 성과주의, 조직다양성 원칙 등은 다른 계열사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래전략실 인사팀장 출신인 정현호 사장이 이끄는 삼성전자의 신설 조직 ‘사업지원 TF’(태스크포스팀)가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에 대해 삼성 안팎에서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문제는 지금부터 다른 계열사들이 인사 작업을 시작한다고 해도 일부 계열사는 연말, 혹은 내년에나 가야 인사가 난다는 것이다. 이렇게 인사의 속도가 늦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유가 거론되고 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그룹 인사의 전반적인 큰 그림을 그리는 미래전략실 인사팀이 없다 보니 예전과 같이 일사천리로 인사를 진행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 계열사는 의사를 결정해야 하는 CEO(최고경영자) 자신들이 대상이 됐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늦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러다 보니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을 적용받아 보다 까다롭게 CEO를 선정해야 하는 금융계열사의 경우에는 내년 초로 인사가 연기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금융사 CEO의 경우에는 법률에 따라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사장을 추천하고 이사회를 거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