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들이 국경을 넘어 글로벌 진출을 꿈꾸고 있다. 해외 유명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하며 한국 투자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도 해외시장에 진출해 해외 투자자를 유입시키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외국어 서비스를 구축한 데 이어 해외 사이트에 광고·홍보도 늘릴 계획이다.

◆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 한국어 서비스 제공...“한국 시장 잡아라”

해외 유명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한국어 서비스를 늘려가고 있다. 일본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플라이어(Bitflyer)’는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영어와 중국어, 프랑스어도 지원해 해외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비트맥스(BitMEX)는 지난 1일부터 한국어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비트맥스가 제공하는 가상화폐 거래 한국어 서비스.

최근 일본의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포인트(BitPoint)는 국내 증권선물거래 전문가들과 비트포인트코리아라는 합작법인을 세웠다. 비트포인트코리아는 올해 말 정식오픈을 앞두고 있다.

중국 유명 가상화폐 거래소 후오비(Huobi)의 린 리 대표(CEO)도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해외시장 진출을 눈여겨 보고 있다”며 “빗썸 등과 경쟁하기 위해 한국 가상화폐 거래소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유명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한국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한국 가상화폐 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국내 3대 거래소인 빗썸과 코인원, 코빗 등은 글로벌 거래소 중에서도 거래량이 많은 편이다. 10일 현재(코인힐스 기준) 빗썸은 세계 가상화폐 거래소 중 1위, 코인원은 7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넥슨이 인수한 코빗도 1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대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우리나라는 중국과 비견될 정도로 거래가 활발한 국가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 랠리에도 코스닥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했고, 부동산은 규제 리스크가 있어서 가격 제한폭이 없고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가상화폐 시장에 몰려드는 투자자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의 한국 진출에도 국내 3대 거래소의 타격은 크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는 “접근성 면에서는 좋아질 수 있으나,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거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빗썸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량이 많고 빠른 서비스, 고객 상담 서비스가 구축돼있어 해외 거래소가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도 투자자들이 많이 빠져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빗썸도 해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해외 시장 진출, 해외 투자자 끌어오자”… 외국어 서비스는 기본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코인원, 빗썸 등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고객의 90~95%가 국내 사용자이기 때문에 해외 사용자를 끌어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조선일보 DB

최근 코인원 경영진들은 해외 컨퍼런스 등에 꾸준히 참가하면서 코인원을 홍보하고 있다. 코인원은 올해 안으로 영문과 중문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코인원의 모회사 데일리금융그룹은 인공지능 업체와 함께 가상화폐 거래소의 해외 진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코빗은 영어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고, 빗썸은 이미 한국어와 영어 외에도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힌두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어 전화 상담 서비스도 가능해졌다. 빗썸은 해외 사용자 유입을 위해 해외마케팅팀을 구성하고,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서 광고와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빗썸의 해외진출설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빗썸이 동남아와 유럽에 해외 거래소를 개장을 준비하기 위해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빗썸 관계자는 “현재 해외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해외진출은 논의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