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오는 24일에 정식 출시되는 아이폰 10주년 기념폰인 ‘아이폰X(텐)’이 최고가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가격은 아이폰X 64GB 제품이 미국 현지에서 999달러(약 112만원), 한국에서는 142만원에 책정돼 있습니다. 이는 이전 최고가격인 아이폰8플러스(+) 256GB 제품보다 50달러(약 5만6000원) 이상 비싼 것인데요. 이 때문에 아이폰X를 구매하려는 소비자의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애플 아이폰X 제품 이미지

여기에 아이폰X 63GB 제품 부품원가가 370.25달러(약 41만2000원)로 추정된다는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발표로 소비자의 분노는 더해지고 있습니다.

IHS마킷은 “아이폰X 디자인이 혁신적인 것은 분명하지만 기본 구조는 아이폰8+와 비슷하며 두 제품의 기본적인 플랫폼은 같은 부품으로 구성돼 있다”며 “다만 아이폰X의 경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와 3차원(3D) 감지 기능으로 가격이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전자 갤럭시S8 64GB 제품과 비교해보면 해당 제품 부품원가는 302달러(약 34만원), 소매 가격은 약 720달러(약 80만원)입니다. 아이폰X과 갤럭시S8 제품 가격에서 부품 원가를 뺀 이익(달러 기준)을 따져보면 아이폰X는 629달러(약 70만원), 갤럭시S8은 418달러(약 48만원)입니다.

한국에서는 아이폰X 가격이 미국보다 약 30만원 정도 더 비싸므로 대당 100만원에 가까운 이윤이 예상됩니다. 이에 업계에서는 “애플은 아이폰X 판매로 사상 최대 이익을 남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아이폰X의 고가 정책을 두고 애플이 시장 점유율보다는 이윤 폭을 유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판매 대수보다 판매 이익을 우선하는 전략입니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판매량을 늘리기보다는 스마트폰 한 대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죠.

미 경제매체 포브스는 “아이폰X의 고가 정책으로 애플은 (높아진 부품 원가에도 불구하고) 이윤 폭을 유지하겠지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떨어지게 될 것”이라며 “부품 원가와 함께 연구개발(R&D) 비용, 배송, 유통 등의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아이폰X는 40%를 넘는 이익을 남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이폰X 비용이 이전 제품과 같은 가격을 유지했다면, 내년까지 아이폰X 판매량과 시장 점유율이 상승했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애플이 이익 극대화 전략을 취하면서 애플 주주는 '함박웃음'을 짓고 있습니다. 최근 공개된 7~9월 애플 매출이 월가 예상치를 뛰어넘은 데다 아이폰X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자들의 매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애플 주가는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1.43달러(0.82%) 오른 176.24달러에 마감하며 종가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웠습니다. 시가총액 규모도 약 9500억달러(약 1061조원)로 집계되면서 '꿈의 1조달러 시총'에 한 발 더 가까워졌습니다.

투자 전문매체 더모틀리풀은 “애플은 전통적으로 649~769달러 사이에서 판매될 수 있는 스마트폰을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그러나 애플은 성장 모멘텀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비용 절감이 제품 혁신을 방해한다’고 판단하면서 고가 정책을 취하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애플의 고가 전략이 차기, 차차기 아이폰에서도 유지된다는 분석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