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남극 상공을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한 모습. 파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오존층이 파괴된 부분이다.

남극 상공의 오존층에 뚫린 구멍이 1988년 이후 가장 작은 규모로 줄었다는 관측 결과가 나왔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9월에 오존층 구멍의 최대 면적이 1968만㎢로 작년보다 336만㎢가량 줄었다고 지난 3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성층권에 있는 오존층은 태양으로부터 오는 강력한 자외선을 흡수해 인간과 동식물을 보호한다. 오존층이 파괴될 경우 자외선이 그대로 지구로 들어와 인간을 포함해 지상의 동물들은 피부암과 백내장 발생 위험에 노출된다.

오존층 구멍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 보고된 건 지난해부터였다. 일부에선 1984년 처음 오존층 구멍이 관측된 이후 오존층 파괴 물질인 프레온가스(CFC)의 배출을 중단시킨 국제적 노력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남극 기온 상승을 유력한 원인으로 꼽고 있다. 폴 뉴먼 NASA 책임연구원은 "온난화로 성층권 공기가 따뜻해지면서 오존층을 파괴하는 염소의 생성이 크게 줄어 오존층 파괴 속도가 늦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염소는 연쇄반응을 통해 산소 원자 3개가 결합한 오존을 분해해 산소 두 개의 분자로 바꾼다. 이 염소는 겨울철 성층권 구름에서 활발히 만들어진다. 추울수록 구름이 많아지고 오존층 파괴 주범인 염소도 많아지는 것이다. 뉴먼 연구원은 "이런 추세라면 2070년쯤엔 오존층이 1980년대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온난화가 뜻하지 않게 지구에 이로운 일을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