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쇼핑 이용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유통 업체들이 이색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모바일 쇼핑족(族) 잡기에 나섰다. 업체들은 고객에게 맞춤형 쇼핑 정보를 제공하거나 요리법 등을 알려주면서 고객을 끌어들이고 결제 간소화 등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경쟁도 벌이고 있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올해 9월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4조2397억원으로 2015년 9월 2조926억원에서 2년 만에 배(倍) 이상 늘었다.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에서 모바일 쇼핑 거래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9월 47.8%에서 작년 9월 55.4%, 올해 9월 61.9%로 매년 증가 추세다.

롯데닷컴의 ‘사만다의 톡추천’(왼쪽)과 11번가의 ‘챗봇 바로’. 채팅 창에 원하는 상품을 입력하면 고객에게 맞는 다양한 제품을 보여준다.

◆ “이런 거 어때요?” 고객에 맞춤형 상품 추천

이마트(139480)는 지난달 19일부터 이마트 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맞춤형 쇼핑정보를 고객에 제공하는 '이마트의 제안'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고객과 비슷한 연령대에서 많이 구매한 상품, 고객이 보유한 카드사가 제공하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들을 모아서 보여준다. 자주가는 이마트를 단골로 등록하면 휴무일, 할인 정보 등도 볼 수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서비스를 개시하고 하루평균 약 1만명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한 채팅 로봇이 상품을 골라주는 서비스도 늘고 있다. 롯데닷컴과 SK플래닛의 11번가는 각각 '사만다의 톡추천', '챗봇 바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고객이 채팅 창에 찾는 상품이나 조건을 입력하면 거기에 맞는 상품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챗봇 바로’에서 ‘노트북’을 입력하면 ‘가벼운 휴대용’, ‘사무·인터넷 강의용’, ‘고성능 게임용’ 등 용도를 선택하라는 답변이 나오고, 이 중 하나를 선택하면 다시 여러 제품을 보여주는 식이다.

11번가는 올해 3월 29일 이 서비스를 도입했다. 주로 30대 여성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남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디지털·가전제품을 사는 데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톡은 이마트와 함께 지난 4월 '장보기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에는 요리법을 알려주고 해당 요리에 들어가는 재료를 바로 살 수 있는 기능이 있고, 여러명이 동시에 상품을 고를 수 있는 ‘함께 장보기’ 기능도 있다. 요리법은 제철요리 위주로 제공된다. 지금은 무굴밥, 삼치마요네즈구이 등의 요리법을 알려준다. 현재 약 61만5000명이 장보기 서비스와 ‘친구’를 맺고 관련 정보를 받고 있다.

온라인 및 모바일 쇼핑액 거래액 추이.

◆ 고객 안 떠나게…불편 최소화 경쟁

유통 업체들은 로그인 및 결제 시간 단축 등 고객 불편 최소화 방안 마련에도 집중하고 있다. 과거에 온라인으로 로그인해서 결제하려면 비밀번호, 카드번호,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등을 입력해야 하고 중간에 실수하면 같은 과정을 계속 반복해야 했는데, 지금은 홍채나 지문으로도 바로 결제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069960)그룹이 운영하는 쇼핑몰 ‘더현대닷컴’과 ‘현대H몰’은 모바일 앱에 지문, 홍채 로그인 시스템을 도입해 접속 시간을 줄였다. 롯데홈쇼핑도 모바일 앱에 지문·홍채 로그인 시스템을 도입했고, 11번가는 비밀번호 없이 지문·홍채로 결제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홈앤쇼핑은 은행 계좌를 등록하면 바로 결제가 가능한 ‘팡팡페이’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처음 한번 본인 명의 은행통장 계좌를 등록하면 계좌 잔액 내에서 상품 금액이 인출되는 방식으로 공인인증서 저장이나 갱신이 필요 없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9는 올해 2월 옵션(추가선택사항)가격을 폐지했다. 제품을 살 때 계속 뭔가를 선택하게 해 가격이 비싸지는 경우가 많은데 G9는 상품의 색상이나 크기는 고를 수 있게 하면서 가격은 하나로 통일한 것이다. 위메프도 지난 8월부터 옵션가격을 폐지했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옵션가격은 싼 가격으로 소비자를 현혹한 다음 결국 비싸게 팔아 소비자 입장에서 번거롭고 불편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옥션이나 지마켓도 옵션가격을 없애기 위해 시스템을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