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이벤트는 항상 외국에서만 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독자의 댓글)
"한국에서는 언제 하나요? 제주도 가는 비행기에서 이벤트하면 좋겠네요."(갤럭시 스마트폰 동호회 댓글)
"문득, LG전자 G2 풍선 축제가 생각납니다. 그게 레전드였죠."(스마트폰 커뮤니티 댓글)

삼성전자 스페인 법인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스페인 국적기 회사인 ‘이베리아항공’과 함께 펼친 마케팅 행사가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마드리드에서 출발해 라코루냐로 가는 오전 7시30분 이베리아항공 여객기에 탄 승객들에게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 200대(64GB 기준)를 무료로 배포하는 '깜짝 이벤트'를 펼쳤습니다.

삼성전자 스페인 법인의 트위터 계정. 갤럭시노트8 200대 무료 배포 이벤트 현장의 모습

탑승객들은 비행기 이륙 후 잠을 자거나 대화를 나누는 등 평소와 다름 없었습니다.

좌석 앞 책꽂이에는 “새로운 갤럭시노트8을 탑승하신 걸 환영합니다.”라는 문구의 쪽지가 있었고 승무원은 삼성전자가 특별히 제작한 컵에 음료 서비스를 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탑승객들은 삼성전자의 깜짝 이벤트가 있을지 몰랐다고 합니다.

갑자기 방송이 들려왔습니다. “아아..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삼성전자 스페인 법인에서 근무하는 셀레스티노 가르시아 부사장입니다” 가르시아 부사장은 객실 승무원용 마이크를 통해 탑승객들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가르시아 부사장은 “1년 전 우리는 여러분에게 폰을 끄라고 요구했지만, 오늘은 이 폰을 들고 탑승한 것을 환영한다"며 깜짝 이벤트를 설명했습니다.

유럽은 전통적으로 세금이 높아, 스마트폰 가격이 다른 국가에 비해서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IT전문 매체 GSM아레나에 따르면 갤럭시노트8(64GB 기준)의 미국 가격은 930달러(약 104만원) 수준입니다. 영국과 유럽연합(EU) 가격은 각각 869파운드(약 125만원), 999유로(약 133만원) 입니다. 한국은 109만4500원입니다.

셀레스티노 가르시아 삼성전자 스페인 법인 부사장이 탑승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탑승객들은 갤럭시노트8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치기 시작했습니다.
133만원 수준인 갤럭시노트8을 공짜로 받으니 얼마나 기분이 좋았을까요.

삼성전자는 탑승객들이 갤럭시노트8을 받고 기뻐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유투브와 트위터에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승무원들은 음료를 서비스 할때 사용하는 캐리어 위에 갤럭시노트8을 올려놓고 나눠줬는데, 한 여성은 입을 벌리고는 다물 줄을 몰랐습니다. 이날 뿌려진 제품은 총 200대로 2억6600만원어치 제품이었습니다.

이번 깜짝 선물 이벤트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배터리 소손 사태로 사용자가 겪었을 미안함을 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갤럭시노트8의 성공을 통한 노트 시리즈의 ‘재도약’을 자축하는 뜻도 들어 있습니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발화 사태가 확산되면서 유럽항공안전청(EASA)은 갤럭시노트7의 기내 사용 및 충전, 위탁 수하물 발송의 금지 조치를 내린 바 있습니다. 당시 이베리아 항공 역시 갤럭시노트7의 기내반입을 금지했었습니다. 또 미국, 중국, 싱가포르, 호주를 여러 국가들은 이 제품의 항공 반입을 전면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갤럭시노트7은 지난해 유럽항공안전청으로부터 비행기 기내반입 금지 조치를 받았다.

이번 이벤트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많은 기사들이 쏟아졌습니다. 또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해당 기사들이 많이 공유됐습니다.

기자도 “한국에서도 이벤트를 하나요?” 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번 이벤트는 스페인 법인 마케팅 행사의 일환으로 한국 등 다른 법인에서 같은 이벤트를 개최할 계획은 없다고 합니다.

지난 2013년 LG전자가 당시 출시된 G2를 무료로 나눠주는 행사를 펼친 적이 있었습니다. 이 이벤트는 안타깝게 ‘LG G2 교환권 행사 난동사건’으로 불립니다.

LG전자 G2 이벤트 현장의 모습.

당시 LG전자는 G2 교환권 100장을 풍선 3개에 줄로 매달아 풍선을 하늘로 날린 후 풍선이 터지면서 떨어지는 교환권을 줍는 사람에게 G2로 교환할 수 있게 해줬습니다. 당초 2013년 8월9일을 시작으로 5일 동안 서울, 부산, 대전, 대구, 광주 등에서 순차적으로 이벤트를 진행하려고 했습니다. 당시 LG전자는 총 500장의 교환권을 준비했습니다.

서울 행사장소인 한강시민공원에 정말 많은 사람이 모였습니다. 교환권을 줍으려는 사람들이 서로 엉키고 섞이면서 넘어지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자칫 압사 사고가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일부는 날아가는 풍선을 쏘아 떨어뜨리려고 BB탄을 쓰는 장난감 총이나 작살을 동원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LG전자는 이 사건으로 해당 이벤트를 전면 취소했습니다.

행사 이벤트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이벤트는 비행기에 탄 사람 전부에게 제품을 나눠주기 때문에 경쟁이 없어 무난하게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며 “G2 행사 이후 업계에 트라우마로 남아 있고, 이후 오프라인 현장에서 경쟁이 있는 무료 이벤트는 기업들이 꺼려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삼성전자가 한국에서 갤노트8 무료 제공 이벤트를 하지 이유 중 하나로 이 사건을 꼽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