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전기차가 널리 보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은 안전성에 대한 막연한 우려도 많다. 특히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차라고 하면 수소폭탄부터 생각난다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소차에 주입되는 수소와 폭탄에 쓰는 수소는 종류도 다르고 활용 방식도 다르다"며 "수소차가 주행 중에 폭발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단언한다.

정범진 경희대 교수는 "수소폭탄에는 수소차에 들어가는 일반 수소가 아니라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수소폭탄은 태양이 에너지를 내는 것과 같은 핵융합을 이용하기 때문에 핵융합 반응을 잘 일으키는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이용한다. 일반 수소는 자연 상태에서 중수소나 삼중수소로 변환되지 않는다. 수소폭탄과 수소차는 작동 원리나 재료 자체가 완전히 다른 것이다.

일반 수소는 공기 중 농도가 4~75%일 때 폭발할 수도 있다. 즉, 공기 중 수소가 4% 미만이거나 75%를 초과하면 폭발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일반 공기 중의 수소 농도는 0.00005% 정도다. 이택홍 호서대 교수는 "수소차 탱크에서 수소가 누출되는 순간에는 수소 농도가 75%를 넘어 폭발하지 않는다"며 "그 눈 깜짝할 사이가 지나면 수소는 화학원소 가운데 가장 가볍기 때문에 곧 확산해 농도는 4% 밑으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쉽게 말해 수소차가 폭발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수소는 자연 발화온도가 섭씨 575도로 휘발유(500도)나 경유(345도)보다도 높다.

1937년 미국 뉴저지에서 발생한 독일 비행선 힌덴부르크호 폭발 사고가 수소 폭발 때문이었다는 점을 들어 수소 연료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다. 당시 힌덴부르크호는 비행선을 공중으로 띄우기 위해 수소를 썼는데 착륙 도중 튄 불꽃이 수소에 옮아붙으면서 대형 폭발로 이어졌다. 이 사고로 승객 97명 중 35명이 숨졌다. 이에 대해 김종원 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는 "수소도 기체이기 때문에 가연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안전 장치가 없었던 1930년대의 힌덴부르크 비행선을 각종 최신 기술로 안전성을 대폭 끌어올린 21세기 수소차와 결부시키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수소차의 수소 탱크는 철보다 강도가 10배 높은 탄소섬유로 만들어 고압을 견딜 수 있다. 이택홍 교수는 "수소 탱크에는 수소 누출 감지 센서는 물론 차에 불이 붙었을 때 수소가 자동 배출되는 장치도 있다"며 "유럽에서는 액화석유가스(LPG) 차는 지하 주차장에 못 들어가게 하지만 수소차는 주차할 수 있게 할 정도로 안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