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도시철도 전동차 안에 곰 인형이 등장했다. 테디베어가 들고 있는 피켓에는 “여기는 임산부 배려석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대전도시철도공사는 임산부 배려문화 확산을 위해 전동차 내 모든 임산부 배려석(84개)에 곰 인형을 비치했다고 1일 밝혔다. 이 사업은 공사와 지역 여성전문병원이 함께 추진했다. 대전도시철도는 2011년 전국 도시철도 기관 가운데 가장 처음으로 전동차 내 임산부 배려석을 설치했다. 임산부 배려석을 알리고자 좌석 색상을 분홍색으로 바꾸고 임산부들에게 배지를 배부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 캠페인을 접한 네티즌들은 "곰인형이 임산부 자리를 관리해주는 게 참 귀엽고 사랑스러워 보인다"는 등 SNS를 통해 좋은 캠페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임산부 배려석이 설치된 지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배려’ 문화는 정착되지 않고 있다. 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임산부의 날을 맞아 임산부 3212명과 일반인 74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임산부의 60.2%만 '배려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2015년(58.3%)과 2016년(59.1%)에 실시한 같은 설문조사 결과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임산부 10명 중 4명은 임산부석 양보 등을 비롯한 배려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6년 보건복지부의 설문조사 결과, 배려하지 못한 이유로 가장 많이 나온 응답은 ‘임산부인지 몰라서(49.4%)’였고, 그 뒤로 ‘방법을 몰라서(24.6%)’였다.배려하지 못한 이유로 가장 많이 나온 응답은 ‘임산부인지 몰라서(49.4%)’였고, 그 뒤로 ‘방법을 몰라서(24.6%)’였다.

임산부 배려석은 도입 때부터 현재까지 끊임없는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의견이 갈리는 지점은 임산부 배려석을 비워둬야 하느냐는 점이다. 한 쪽은 ‘자리에 앉아있다가 임산부가 탑승하면 양보하면 된다’는 의견으로 ‘배려석’인 만큼 강제성이 없는데다가 비워두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논리다. 또 다른 한 쪽은 ‘임산부 배려석에 누가 앉아있을 경우 임산부가 양보받기 힘들기 때문에 아예 비워둬야 한다’는 주장이다. 임신 초기의 임산부들을 육안으로 식별하기 힘들기 때문에 비워두는 것이 ‘배려’라는 이야기다.

한편, 서울교통공사는 ‘배려’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임산부를 비롯한 교통 약자를 위해 좌석을 비워달라는 권고 방송을 하는 등의 시도를 하고 있다. '자리 비워두기' 캠페인도 진행 중이지만 이 또한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