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싱글족(경제력을 갖추고 자신만의 삶을 즐기며 홀로 사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다양한 스타트업이 생겨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7년 10월 기준 중국의 싱글족은 2억명을 돌파했다. 이는 브라질 인구에 맞먹는 숫자다. 전체 인구 대비 싱글족 비율은 1990년 6%에서 2016년 16%까지 상승했으며, 22~40세가 그중 87%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젊은 세대의 가치관이 다변화됨에 따라 싱글족 또한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 및 교육수준이 높아지면서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여기는 비혼족도 많아지고 있다.

동부대우전자의 중국 상하이 전시관. 3㎏급 이하 미니세탁기가 중국 내 싱글족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싱글족들은 자식 부양의 부담이 없고 가처분소득이 높아 주체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패션·미용·취미 생활 등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이에 따라 현재 중국 내에서는 싱글족을 타깃으로 하는 스타트업 기업과 다양한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다.

◆ “감성 채워줘요” 문화·예술 관련 스타트업 인기

싱글족의 공감을 끌어내고 외로움을 잊게 해주는 문화·예술 관련 스타트업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중국의 잉샹왕(赢商网) 빅데이터 센터에 따르면, 면적 5만㎡ 이상 쇼핑센터의 문화 창업 브랜드 입점 비율이 2014년 0.3%에서 2016년 1%로 3년간 233% 성장했다. 2017~2018년 사이에는 비율이 1.5~2.2%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페인팅 타워(Painting Tower)’는 2015년에 창립된 DIY 갤러리 문화 창업 브랜드다. 간단한 음료를 마시며 유화나 붓글씨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1단계부터 4단계까지 난이도를 세분화해 초보자도 완성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그림의 가격(1회 기준)은 종이의 크기에 따라 소형 138위안, 중형 188위안, 대형 238위안 정도다. 그림 그리는 시간에 제한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3시간이면 그림을 완성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라 무역관 조사에 따르면, 페인팅 타워의 주 고객층은 18~40세의 싱글 여성으로 그림 그리기를 통해 자신감과 성취감을 느낀다. 점포의 면적은 보통 120~300㎡ 정도이며, 고객 1인당 평균 소비액은 100~230위안이다. 1일 최대 이용 고객 수는 150명에 한한다.

페인팅 타워의 창립자는 80년대생으로 알려져 있으며, 직원들도 대부분 90년대생으로 젊은 편이다. 베이징·청두·충칭 등에 7개 점포가 있고, 현재 미국 LA 몬터레이 공원에 해외 지점 설립을 준비 중이다.

1인 가구를 위한 24시간 복합 체험관 ‘셔터라이프’의 점포 모습

친구나 가족을 부르기 힘든 새벽 시간, 혼자 사는 싱글족들이 기분 전환을 위해 찾을 만한 곳은 거의 없다. 복합 체험관 ‘셔터라이프(Shuter Life·树德生活馆)’는 “도시 전체를 위해 불을 켜라”를 모토로 싱글족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2014년 창립한 셔터라이프는 24시간 운영하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은 크게 제품 판매, 공공장소, 이벤트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제품을 판매하는 공간에서는 독창적인 생활용품과 스트레스 해소용 완구, 예술품, 가구 등을 판매한다. 공공장소에서는 커피를 마시거나 책을 읽으며 휴식할 수 있고, 이벤트 공간에서는 강좌·포럼, 영화 품평회, 공방 체험 등이 열린다. 소규모 영화관과 24시간 캡슐 호텔까지 갖추고 있다.

고객 1인당 평균 구매가는 100~200위안 정도다. 광저우점은 개점 첫날부터 매출액 6만위안(한화 1014만원)을 돌파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 쑥쑥 크는 O2O 배달 음식 서비스… 올해 매출 규모만 175조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이어주는 ‘O2O 서비스’는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중국에서 가장 무섭게 성장하는 시장이 됐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이관은 중국의 2017년 상반기 O2O 서비스 시장 규모가 4431억위안(한화 75조21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 말에는 연간 매출 규모가 1조346억위안(한화 175조1681억)에 달할 전망이다.

어러머의 음식 배달 오토바이가 주차돼 있다.

그중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업계가 바로 배달 음식 서비스다. 이관이 발표한 2분기 온라인 외식 배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중국의 온라인 외식 배달 시장은 459억5000만위안(한화 7조7797억)으로 전 분기 대비 28%, 전년 동기 대비 81.8% 급증했다.

현재 중국 내 모바일 외식배달 앱 가입자는 1억명을 넘어섰다. 이중 앱의 실제 사용자는 7240만5100명, 월 사용시간은 9000만 시간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대표적인 배달 앱 어러머(餓了麽·Ele.me), 메이퇀(美團·Meituan)의 이용자 수도 증가세를 보였다. 이용자 수 1위는 어러머로 지난 6월 월 이용자 3402만명을 기록해 선두를 지켰다.

한편, 어러머는 지난 8월 경쟁업체인 바이두 계열사 와이마이(百度外賣·Waimai)를 8억달러에 인수해 중국 최대 배달 앱으로 거듭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