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4일 발표한 가계 부채 대책은 이미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이 빚을 내서 또 집을 사는 것을 막는 '대출 조이기'가 핵심이다. 다주택자의 주택 추가 매입을 막아야 가계 부채 증가세를 꺾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급랭을 막기 위해 다양한 예외 조항을 두고 있다. 궁금한 점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신DTI(총부채 상환 비율)의 핵심은.
"지금은 주택 담보대출이 있는 사람이 집을 더 사면서 주택 대출을 한 건 더 받을 때 기존 대출은 이자만 DTI에 반영한다. 하지만 내년 1월부터 시행하는 신DTI는 기존 대출 이자는 물론 원금까지도 DTI에 넣어 계산하고, 대출 두 건 원리금 합계가 소득의 30%(서울)를 넘지 못하게 막는다. 빚을 내 집 한 채를 더 사기 어려워진다."
―대출 가능 액수가 얼마나 줄어드나.
"연봉 6000만원 직장인 A씨가 이미 2억원짜리 주택 대출(연 3% 금리에 만기 20년)을 안고 있다고 가정하자. 현재는 이자 600만원만 DTI에 계산된다. 내년부터는 한 채를 더 사려고 할 때 기존 대출의 원리금(1332만원)이 모두 DTI 계산에 반영된다. 또 추가 대출은 만기가 최대 15년으로 제한된다. 만기를 늘려 대출액을 불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지금은 A씨가 또 집을 살 때 1억8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지만 신DTI를 적용하면 5500만원만 대출받을 수 있다."
―주택 대출이 이미 있는 사람이 만기에 대출을 연장할 때도 신DTI를 적용받아 대출 액수가 줄어드나.
"아니다. 기존 대출 액수를 늘리지 않고 은행도 바꾸지 않는다면 조건 변경 없이 연장이 가능하다. 다주택자도 복수의 주택 대출을 그대로 연장할 수 있다."
―일시적으로 주택 대출 2건이 될 때 예외를 둔다는데.
"기존 주택 대출을 받은 집을 즉시 처분하면 두 번째 주택 대출을 받을 때 기존 대출에 대해 예전처럼 이자만 DTI에 산정한다. 단 이 경우는 기존 집을 판다는 계약서를 은행에 보여줘야 한다. 또 새 집을 사려고 추가 대출을 받으면서 기존 대출이 걸린 집을 2년 안에 처분하겠다고 약속하면 두 번째 대출에 대해 15년 만기 제한을 적용하지 않고 30년까지 대출 기간을 늘릴 수 있다."
―자영업자 소득 인정 기준을 엄격하게 만든다는데.
"그렇다. 자영업자들은 카드 매출액이나 연금 납부액을 은행에 보여주고 소득 수준을 인정받는다. 이런 방식의 소득 인정분은 실제 손에 쥐는 수입보다 많게 계산된다. 그래서 증명 방식에 따라 카드 매출이면 10%, 연금 납입액이면 5%만큼 소득 인정분을 줄이기로 했다. 대출 가능 액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소득이 적은 청년들 대출 가능액은.
"청년(만 40세 미만)이면서 무주택 근로자인 사람에게는 장래 소득을 현재 소득보다 적어도 10% 이상 많게 정해 대출 금액을 늘려준다."
―내년 하반기부터 DSR(총체적 상환 능력 비율)이 도입되면 주택 대출 한도가 또 달라지나.
"그렇다. DSR은 주택 대출만 반영하는 DTI와 달리 금융권 대출을 망라해서 대출 가능액을 정한다. 마이너스 통장을 쓰거나 자동차 할부금을 갚고 있다면 그만큼을 빼고 주택 대출 가능 액수를 산정하게 된다. 다만 DSR은 일률적 한도는 없다. 은행이 대출 신청자의 신용도와 소득을 반영해 자체적으로 한도를 조절하게 된다."
―건설업체나 임대업자에 대한 새 대출 규제도 있나.
"그렇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대출 보증 한도를 내년 1월부터 6억원에서 5억원으로 내린다. 또 HUG와 주택금융공사가 90%까지 보증하는 중도금 대출 보증 비율을 80%로 낮춘다. 보증 한도나 비율이 낮아지면 금융회사는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분양 아파트의 사업성을 더 깐깐하게 따지게 된다. 부동산 임대업자는 다달이 내는 대출 이자보다 임대료 수입이 적어도 1.5배를 넘게 유지하도록 은행권에 지침을 줄 예정이다."
☞신DTI(총부채 상환 비율)
DTI는 소득에서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시행 중인 DTI는 주택 담보대출을 더 받을 때 기존 대출은 이자만 DTI에 반영한다. 반면 신(新)DTI는 기존 대출 이자는 물론 원금까지 DTI에 계산하기 때문에 대출금이 크게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