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이 내년까지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수를 100개 이상으로 확대하고, 5년 내에 ETF 순자산을 지금의 2배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삼성자산운용은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자사의 대표 ETF 시리즈인 ‘KODEX’ 상장 15주년 기념 행사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2년 순자산 30조원 달성 비전’을 발표했다. 행사에 참석한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부사장은 “현재 15조원인 ETF 순자산을 향후 5년간 30조원 규모로 키워 국내 ETF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부사장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KODEX ETF 상장 15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해 향후 계획을 소개하고 있다.

ETF는 펀드와 주식의 특징을 합친 상품이다. 펀드처럼 특정 지수나 가격의 수익률을 추종하지만, 주식시장에서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다. 일반 펀드보다 수수료가 저렴하고 쉽게 현금화할 수 있어 ETF를 찾는 투자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

ETF는 2002년 국내 자본시장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삼성자산운용은 ‘KODEX200’을 선보였다. 이후 KODEX 시리즈 순자산은 2011년 5조원, 2014년 10조원, 2017년 현재 15조원 등으로 계속 증가했다. 이는 국내 전체 ETF 시장의 50%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배 부사장은 “지난 15년 동안 삼성자산운용은 국내 최초의 레버리지·인버스 ETF와 다양한 해외 ETF, 안정적인 채권 ETF 등 혁신적인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왔다”며 “앞으로도 저금리·고령화 환경에 맞는 신상품과 맞춤형 자산배분 솔루션을 꾸준히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배 부사장은 ‘팩터(Factor)’를 활용하는 스마트베타 ETF를 적극 활성화해 5년 후 성과 목표치에 다가가겠다고 전했다. 팩터는 밸류, 모멘텀, 사이즈 등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주요 요소(Key Factor)를 의미한다. 재무 정보, 시장 데이터 등을 공식에 대입해 팩터값을 산출한 후 이를 토대로 최적의 투자 대상을 선정하겠다는 것이 삼성자산운용의 설명이다.

세계 최대 자본시장 미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팩터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 시카고대 유진파머 교수와 다트머스대 케네스 프렌치 교수는 사이즈, 밸류, 퀄리티 등 세 가지 팩터를 활용해 주식 투자 성과를 분석하는 연구를 실시했다. 이후 저변동성, 배당수익률, 모멘텀 등도 주요 팩터에 포함됐다.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7월 팩터 기반의 ‘KODEX MSCI 스마트베타’ 3종목(밸류·모멘텀·퀄리티)을 상장했다. 최근에는 최소변동성과 고배당 ETF도 추가 출시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개별 팩터 상품으로 시장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고, 주요 팩터를 조합하는 분산투자로 리스크를 관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2012년 28개이던 KODEX ETF는 현재 79개까지 늘어난 상태다. 배 부사장은 “ETF 상품 수를 2018년까지 100개 이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ETF만으로 주식·채권·해외·원자재 등 모든 자산군에 투자할 수 있는 라인업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ETF 순자산 규모는 2002년 3400억원에서 2017년 현재 30조4000억원으로 89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거래 규모는 300억원에서 8767억원으로 29배 늘었다. 상장 종목 수도 4종목에서 303종목으로 증가했다. ETF 운용사는 4곳에서 13곳으로 늘어났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상위 2개사의 비중이 73%를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