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은 자체 개발해 미국 제약사 스펙트럼에 라이선스 아웃(기술 수출)한 내성표적 항암신약 ‘포지오티닙’의 진전된 임상 결과가 일본 요코야마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18일 발표됐다고 밝혔다.

임상종양학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 ‘MD 앤더슨 암센터’의 헤이마흐 교수는 이날 연구자 발표에서 “포지오티닙이 비소세포폐암 중 ‘엑손20 유전자’ 변이가 나타난 환자에서 기존 EGFR TKI(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티로신키나제 억제제)보다 획기적으로 우월한 약효를 확인했다”며 “중추신경계 전이 및 연수막(뇌척수액) 질병 환자에서도 약효의 활발한 활성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엑손은 유전자의 염기 배열 중 단백질 합성의 정보를 가진 부분으로,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0%가량에서 20번째 엑손 유전자가 변이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이를 표적해 치료하는 의약품은 없다.

암세포의 성장, 분화 및 생존에는 신호전달 경로의 활성화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티로신키나제(tyrosine kinase)는 이 신호전달 경로를 활성화시키는 중요한 매개 효소이다. EGFR TKI는 EGFR를 활성화시키는 티로신키나제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암세포의 생존, 증식, 전이를 막는 약물을 일컫는다.

헤이마흐 교수 발표에 따르면, 포지오티닙은 GEM모델(유전공학적 쥐)과 PDX모델(환자 유래 암조직 이종이식 모델)에서 기존 TKI 치료제에 비해 40배 이상의 효력과 80% 이상의 종양 크기 감소 효과를 보였다.

MD 앤더슨 암센터 등은 엑손20 유전자가 변이된 폐암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현재까지 확인된 환자의 73%(11명 중 8명)에서 객관적 반응률(ORR) 및 부분 반응률(PR)을 확인했다. 객관적 반응률은 사전에 정의된 양 이상의 종양 감소를 보인 환자 비율을, 부분 반응률은 종양의 크기가 30%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을 뜻한다.

헤이마흐 교수는 “EGFR 엑손20 유전자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예후가 매우 좋지 않고, 기존 1세대 TKI(티로신키나제 억제제)에서의 반응률은 한자릿수, 더 이상 암세포의 성장 및 전이가 되지 않는 ‘무진행 생존기간’은 두 달에 그치고 있다”면서 “매우 고무적인 사실은 포지오티닙을 하루 16㎎ 투약받은 해당 환자의 11명 모두에서 종양 감소가 확인됐으며, 중추신경계에서의 활성도 확인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세창 한미약품(128940)대표는 “이번 포지오티닙의 임상 결과를 통해 난치성 폐암 치료 분야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는 획기적 전기가 마련됐다”면서 “이 결과를 토대로 빠른 상용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