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에서 LG전자의 복병은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였다. MC사업본부가 1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이 확실시된다.

LG전자(066570)의 올 3분기 잠정이익이 TV 사업과 생활가전사업 호조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2% 늘어났지만, 증권 시장의 예상치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대리점에 전시된 LG G6의 모습

LG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5161억원을 기록했다고 10일 잠정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5조2279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 매출액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82.2%, 15.2% 증가했다. 지난 2분기와 비교하면 LG전자의 3분기 매출은 4.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사업은 적자 확대 추정…“마케팅 비용 증가”

이번 잠정 실적발표에서는 사업부별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MC사업본부가 2000억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V30과 중가 스마트폰 Q시리즈의 출시에 따른 마케팅비 증가로 손실폭이 전분기 대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MC사업본부의 영업손실 추정치를 1459억원에서 2135억원으로 수정했다"고 말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만 하더라도 MC사업본부가 적자폭을 줄이며, 흑자전환이 기대되는 상황이었다"며 “하지만 신제품의 개발, 출시 비용과 마케팅 비용 증가에 따라 적자폭이 다시 늘어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지난 1분기 영업손실 1억6000만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전략 스마트폰 ‘G6’ 출시에 따른 대규모 마케팅비 지출과 G6 판매 부진으로 2분기 1324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 적자폭이 더욱 확대된 것은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V30’과 G6 파생 모델, Q시리즈(Q6, Q8) 출시 등으로 제조 및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 탓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 9월 출시한 V30에 실적 반전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3분기 실적에서 V30의 실적기여도는 약 2.3% 수준이다. V30 흥행 여부에 따른 실적은 4분기에 반영될 예정이다.

V30은 고음질 애호가를 위한 Hi-Fi Quad DAC를 적용하면서 음향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경쟁은 더 치열해져 V30의 대성공은 장담하기 어렵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 애플 아이폰8 시리즈, 아이폰X가 출시됐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 넓힌 가전, ‘고급화’ 성공한 TV 사업

LG전자는 올초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공조전시회 ‘AHR 엑스포 2017’에서 전략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LG전자 가전 사업은 통상 비수기로 꼽히는 3분기에도 순항했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주력 가전 제품 이외 제품에서도 매출, 영업이익이 점진적으로 늘었다. 증권 전문가들은 LG전자 가전 사업의 다양한 포트폴리오에 좋은 평가를 준다.

김장열 골든브릿지증권 센터장은 “(올해 3분기) LG전자 가전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20% 수준의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공기청정기, 스타일러, 무선청소기 등 신성장 제품의 국내 매출 성장 기여도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TV사업도 선전했다. 고급 제품 개발에 꾸준히 투자해 중국산 액정표시장치(LCD) TV 업체와의 차별화라는 결실도 서서히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증권사 보고서를 취합한 결과 올해 3분기 LG전자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의 프리미엄 TV(OLED, UHD) 매출 비중은 전년보다 약 10%포인트 증가한 60% 수준으로 추정된다.

올해 1분기까지 고공행진하던 TV용 LCD 패널 가격이 2분기를 기점으로 서서히 하락세를 기록하며 하반기 들어서는 안정화된 것도 TV 사업의 이익률 증가에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LCD TV용 패널의 경우 생산 원가의 약 5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어서 TV 사업 이익률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