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로 주택 시장에 먹구름이 끼었지만 주요 건설사 3분기 실적은 양호할 것으로 전망됐다.

2~3년 전 분양했던 주택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매출을 받쳐주고, 해외에서 부실 수주했던 공사 현장들이 꾸준히 청산되면서 손실 감소가 이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증권 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대형 건설사 7개사의 3분기 실적 추정치를 집계한 자료를 보면, 삼성엔지니어링을 제외한 6개 상장사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늘어났다.

대림산업이 말레이시아 만중 지역에 건설한 만중5 석탄화력발전소.

7개사 중 GS건설(006360)의 영업이익이 가장 많이 늘었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3분기 38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GS건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1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7.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액은 2억9188억원으로 13.4% 오를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3분기 적자였던 지배주주 순이익은 올해 3분기 769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봤다.

매각을 앞두고 있는 대우건설(047040)의 영업이익은 2223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127.6%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지배주주 순이익은 237.8%나 오른 144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매출액은 4.8% 오른 2조9518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건설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지만 과거 국내 주택시장에서 수주했던 분양물량이 본격적으로 입주로 연결되면서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해외 미청구공사 금액을 일찌감치 털어냈던 GS건설과 대우건설이 올해를 턴어라운드(turnaround, 전환점) 삼아 실적 호전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공능력평가 1·2위인 삼성물산(028260)현대건설(000720)의 3분기 매출액 전망은 각각 6조7534억원과 4조5547억원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모두 2%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삼성물산이 25.9% 증가한 2351억원, 현대건설이 6.7% 늘어난 293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시평 4위와 8위인 대림산업과 현대산업의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림산업은 매출액 2조7555억원, 영업이익 1499억원, 지배주주 순이익 1291억원 등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각각 12.1%, 14.8%, 17.4%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현대산업개발은 매출액 1조3342억원, 영업이익 1546억원, 순이익 1136억원으로 각각 14.6%, 8.7%, 28.5% 오를 것으로 봤다.

상장 건설사 3분기 실적 추정치. (단위: 억원, %)

반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3분기 매출액 1조6309억원, 영업이익 532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3분기에는 1조2956억원과 229억원으로 각각 20.6%, 56.9% 줄 것으로 보인다.

김기룡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은 국내 주택 부분이 없다 보니 주택 호황 요인이 실적에 반영이 안 됐다”며 “해외 저가공사 수주도 많이 한 데다, 올해 4분기까지 청산해야 할 것이 남아 있는 점을 전망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대부분의 건설사가 해외 저가공사 손실을 거의 털어내고 있고, 그에 따른 기저효과가 올해 초부터 작용해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며 “주택 공사는 뒤로 갈수록 매출이 커지기 때문에 별일이 없다면 내년까지는 건설사가 좋은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