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SNS)에 글을 쓰면 암호화폐를 준다.’

SNS에 글을 쓰고 돈도 버는 시대가 됐다. 그것도 최근 핫한 암호화폐를… 블록체인 기반의 SNS를 활용한 스팀잇(steemit)이 그 주인공이다. 스팀잇은 SNS에서 글을 올려 ‘좋아요’를 많이 받으면 암호화폐를 주는 새로운 서비스다.

그동안 SNS나 블로그의 콘텐츠를 유료화하려는 시도는 여러번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방문자가 많은 SNS와 블로그에 유료 배너 광고를 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네티즌들이 마음에 드는 콘텐츠에 소액 기부를 하는 방식으로 유료화를 꾀하기도 했다. 그러나 SNS 콘텐츠에 암호화폐를 지급하는 서비스는 스팀잇이 처음이다.

방법 간단하다. 스팀잇 사이트에 가입한 뒤 글을 쓴다. 스팀잇 회원들은 글을 보고 마음에 들면 페이스북의 ‘좋아요(Like)’에 해당하는 업보트(Upvote)를 누른다. 업보트가 쌓인만큼 스팀잇은 암호화폐를 지급한다. 대표적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은 어려운 수학 연산을 푸는 보상으로 암호화폐를 지급한다면, 스팀잇은 콘텐츠를 게시하는 보상으로 암호화폐를 주는 것이다. 암호화폐 채굴(Mining)의 방식이 다를 뿐이지 기본적인 원리는 비슷하다.

스팀잇 홈페이지

스팀잇 회원은 스티머(Steemer)라 부른다. 스팀잇의 보상 시스템은 블록체인 기반이다. 블록체인에 저장된 보상 시스템에 따라 자동으로 암호화폐가 지급된다. 스티머가 올린 콘텐츠 역시 블록체인에 기록된다. 단 7일이 지난 콘텐츠는 투표를 해도 보상받을 수 없다.

기본적으로 콘텐츠 투표를 통해 얻은 수익은 콘텐츠 작성자가 75%, 투표 참여자가 25%를 가져간다. 콘텐츠 수익은 달러로 표시되지만, 지급은 스팀잇의 가상화폐로 준다. 보상은 콘텐츠 게시 7일 후에 지급된다.

◆ 3종류 암호화폐 유통.. 주축 암호화폐 1스팀이 1달러 수준

스팀잇에서 스팀과 스팀파워와 스팀달러 등 3가지 암호화폐가 유통된다. 스팀은 스팀잇에서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토큰이다. 스팀잇 암호화폐 체계의 주축이라고 할 수 있다. 회원 간에 언제든지 사고팔 수 있고 전송도 가능하다. 스팀은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바로 현금화할 수 있다. 현재 1스팀의 가격은 1달러 수준이다.

스팀잇의 주축 암호화폐는 스팀이지만, 전체 운영은 스팀파워가 핵심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스팀파워는 스티머의 콘텐츠 투표에 영향을 주는 암호화폐다. 스팀파워를 많이 보유한 스티머가 타인의 콘텐츠에 투표하면 보상도 커지는 방식이다. 즉 스팀파워를 많이 보유한 스티머가 스팀잇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스팀을 파워업하면 바로 스팀파워를 얻을 수 있지만, 스팀파워를 파워다운하면 2년에 걸쳐 스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스팀파워를 장기간 보유하면 이자도 받을 수도 있다.

세번째는 스팀달러다. 스팀달러는 스팀의 파생상품 격이다. 보유하고 있으면 연 10%에 달하는 이자가 제공된다. 스팀달러로 스팀잇에서 스팀을 구매하거나 비트코인과 교환할 수도 있다. 스팀달러를 스팀으로 전환하는 데는 1주일이 걸린다.

일반적으로 스팀잇에서 보상받을 때 보상금의 50%는 스팀달러, 나머지 50%는 스팀파워로 제공된다. 스팀잇이 여러 암호화폐를 운영하는 것은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보통 암호화폐는 거래소에서 시세가 형성되기 때문에 가격 변동 폭이 심한 편이다. 스팀잇은 자사의 암호화폐 시세가 급등 혹은 급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3종류의 암호화폐 운영,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 고액 수익 올리는 파워 스티머도 등장… 지속 가능성에는 여전히 물음표

수익성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지만, 해외에서는 스팀잇을 전업으로 하는 블로거도 적지 않다. 제프 버윅(jeff Berwick)이라는 캐나다 사업가는 스팀잇에 글을 올려 하루에 1만5000달러를 벌었다고 한다. 국내 파워 블로거 사이에도 월 수천달러의 수익을 올렸다는 경험담이 적지 않게 등장하고 있다. 팔로워가 많은 스티머는 월 1만~2만달러의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스티머들은 아직 수익이 변변찮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들어 스팀잇의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보트업을 받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외신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지난 5월 현재 17만개의 스팀잇 계정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7월4일 정식 서비스 시행 이후 스팀 및 스팀달러를 통해 130만달러가 스티머에게 지급된 것으로 추산된다. 암호화폐 투자 열기가 뜨거운 한국의 상황에 맞게 최근 스팀잇의 한국 트래픽도 급증하고 있다.

스팀잇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우선 서비스가 시작된 지 이제 1년을 갓 넘겼다. 현재까지는 사고 없이 운영되고 있지만, 차후 어떤 문제로 인해 서비스가 폐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해외에는 스팀잇을 두고 다단계나 폰지 사기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스팀잇은 가상화폐가 부정 지급되는 사례를 막으려는 시스템도 도입하고 있다. 예컨대 중복 게재글을 검열하는 인공지능(AI) 등을 도입하면서 시스템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스티머들 사이에는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더디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스팀이라는 암호화폐의 가치가 계속 유지될 것이냐는 문제가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암호화폐의 종류만 1000여종이 넘는다. 스팀은 1000여종의 암호화폐 중 하나다. 스팀이 암호화폐로서 가치를 지닌 것은 스팀잇이라는 커뮤니티에서 통용되기 때문이다. 만약 스팀잇이 불의의 사고로 피해를 입거나 아예 운영이 중단되면 스팀의 가치도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