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26일 글로벌 첫 빅데이터센터를 중국 구이저우(貴州)성에 구축하고 중국 현지 맞춤형 커넥티드카 개발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구이저우성 당서기였던 천민얼 충칭시 서기와 정의선 부회장이 빅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전략 합작 협의서를 체결한 이후 10개월여 만이다.

중국 빅데이터센터는 현대차가 2013년 구축한 카클라우드에 차량 정보를 모아 자산화하고 중국 고객들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커넥티드카 개발에 활용하게 된다. 커넥티드카란 차량 제어, 인공지능, 네트워크, 보안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활용해 집과 사무실 도시 등과 연결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자동차를 의미한다.

◆ 중국 현지 차량 정보 분석...커넥티드카 서비스

중국 빅데이터센터는 중국 현지 차량 정보를 분석해 운전자 패턴 정보에 기반을 둔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차량 운행 상태를 모니터링해 원격 진단, 시스템 자동 업그레이드 등 운전의 효율성과 편리함을 극대화한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개발한다.

중국 빅데이터센터의 또 다른 역할은 중국 내 현대∙기아차 차량 데이터뿐 아니라 방대한 공공, 소셜 데이터를 축적해 자산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유의미한 정보로 재생산해 연구개발과 상품성 향상, 시장 예측, 경영 의사 결정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중국 유한공사 이혁준 상무, 왕수복 부사장, 차량지능화사업부장 황승호 부사장, 구이저우성 루용정(卢雍政) 부성장, 구이저우성 구이안신구 왕춘레이(王春雷) 서기, 구이저우성 상무청 마레이(马雷) 부청장, 차이나 유니콤 신커두어(辛克铎) 부총경리가 빅데이터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축하하고 있다.

또 현대차그룹이 2013년 국내에 구축한 카 클라우드(Hyundai Car Cloud)와 커넥티드카 운영체제(ccOS), 커넥티드카 서비스 플랫폼(ccSP) 등 커넥티드카 기술과 서비스 노하우를 중국에서도 빅데이터센터를 통해 구현할 수 있게 됐다.

황승호 현대차그룹 차량지능화사업부장(부사장)은 "현대차그룹의 빅데이터 분석 노하우와 구이저우성의 빅데이터 산업 추진력이 결합해 미래 커넥티드카 기술 발전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 차이나 유니콤과 협업, 4억명 빅데이터 분석

현대차그룹은 외부 데이터 활용과 분석 모델 개발을 위해 '차이나 유니콤' 등 중국 업체와 적극적인 협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차이나 유니콤은 중국 2대 통신서비스 업체로 가입 고객만 4억명에 이른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의 신뢰성은 축적된 데이터 양에 따라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이나 유니콤은 오랜 기간 각종 데이터를 축적하고 빅데이터 분석 노하우를 키워온 전문 기업이다. 이날 현대차그룹과 차이나 유니콤은 현대차그룹 중국 빅데이터센터에서 ‘차이나 유니콤’ 신커두오(辛克铎) 부총경리 등 양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빅데이터 전략 협업에 대한 MOU 체결식’을 가졌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내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함으로써 중국 빅데이터센터 경쟁력을 조기에 갖추고 업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차이나 유니콤이 보유 중인 소비자 행동 패턴 분석 모델 외에도 새로운 예측 분석 모델을 추가로 개발해 활용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외부의 수많은 정보를 유의미한 정보로 재생산해 활용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해지고 있다"며 "중국 빅데이터센터 구축을 통해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뿐 아니라 IT기술을 선도하는 업체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빅데이터 산업 특구, 車회사 중 최초 입주

현대차그룹의 중국 빅데이터센터는 '구이안신구(貴安新區)' 중심지에 있으며, 건면적 1200여㎡ 규모의 지상 5층 건물에 입주했다. 건물 절반은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바이두(百度)와 공유한다. 구이안신구는 '빅데이터 산업 특화 국가급 구역'으로 애플, 알리바바, IBM 등의 데이터 센터가 있다. 자동차 업체 중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최초로 입주했다.

현대차그룹은 건물을 공유하는 바이두와 미래차 개발을 위해 적극적 협력체계를 맺고 있다. 지난 2015년 현대차그룹과 바이두는 자동차용 폰-커넥티비티 서비스인 '카라이프'를 공동 개발했고, 올해 말에는 통신형 내비게이션 '바이두 맵오토', 대화형 음성인식 서비스 '두어 OS 오토'를 자동차에 적용할 계획이다. 향후 인공지능과 커넥티드카, 자율주행 기술 분야에서도 협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