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의 야심작’ 스타필드 하남에 메르세데스벤츠가 입점을 앞두고 있다. 벤츠 입점으로 스타필드 하남에서 BMW, 테슬라, 현대차 등 자동차 업계의 치열한 ‘쇼핑몰 영업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유통업계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벤츠는 최근 스타필드 하남 2층에 입점 계획을 세우고 신세계측과 막판 조율에 들어갔다. 벤츠가 입점하려는 스타필드 하남 2층은 자동차 업계의 각축장이다. 현재 테슬라 매장과 BMW·미니 라운지, 현대차의 제네시스스튜디오 하남 등 자동차 전시장이 집결해 있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650.

신세계는 최근 스타필드 하남 개장 1주년을 맞아 일부 매장을 리뉴얼하고 있다. 벤츠는 이 과정에서 입점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관계자는 “계약기간이 끝난 일부 입점 업체가 철수를 계획하고 있어 매장 구색을 새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국내 1위 수입차 벤츠 입점으로 스타필드 자동차 대전 불붙나

벤츠의 입점 배경엔 개점 1년만에 자동차업계의 명소로 자리잡은 스타필드의 영향력이 있다. 국내 1위 수입차 브랜드 벤츠가 자리를 비운 사이 타 업체들은 스타필드에서 재미를 봤다. BMW는 스타필드 하남에 이어 스타필드 고양에도 BMW·미니 라운지를 열었다. 현대차 제네시스도 하남에 이어 고양에 매장을 냈다. BMW 관계자는 “실제 계약은 물론 소비자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하는데도 쇼핑몰이 지닌 이점이 많다”고 말했다. 스타필드 하남 BMW 전시장 방문객 수는 전국 BMW 49개 매장 중 2위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스타필드 하남의 ‘킬러 콘텐츠’ 중 하나다. 테슬라 입점에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적극적인 요청이 있었다. 지난 3월 테슬라 매장 개점 때 정 부회장이 방문해 니콜라 빌리지 테슬라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사장과 면담하고 “테슬라가 충전기 지원을 요청하면 신세계 유통망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테슬라가 국내에 정식 수입되기 전 ‘모델S’를 들여와 손수 운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필드 하남 전경.

◆ 쇼핑몰 내 전시장, 체류시간 늘리고 실구매 많아 ‘윈윈’

주요 자동차 업체가 스타필드에 입점해 성과를 내자 타 업체들도 팝업스토어 형식으로 ‘스타필드 영업전’에 나서고 있다. 링컨코리아는 지난 16일 스타필드 하남에 플래그십 세단 ‘컨티넨탈’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이어 오는 11월 스타필드 고양과 코엑스몰에서도 팝업스토어를 열 계획이다.

마세라티와 푸조도 최근 스타필드 하남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르노삼성은 지난 8월 서울 스타필드 코엑스에 ‘QM3’를 전시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자체 전시장을 벗어나 유동인구가 많은 쇼핑몰에 전시장을 내는 전략이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합쇼핑몰 내 자동차 전시장은 유통업체와 자동차업체 양측에 도움이 된다. 자동차 전시장은 남성 소비자에게 인기가 높고 방문자 체류 시간을 늘려준다. 스타필드 하남의 개점 후 1년간 평균 체류시간(주차시간 기준)은 5.5시간으로, 기존 유통시설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점 후 지난 8월까지 스타필드 하남 방문객 수는 2500만명으로 서울과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거주인구 2539만명에 육박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은 스타필드 특성 상 여성들이 쇼핑할 동안 남성이 시간을 보낼 공간이 필요한데, 자동차 전시장이 이 역할을 하고 있다”며 “도심의 일반 전시장은 차를 구매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는 반면 복합쇼핑몰에선 쇼핑하듯 편하게 체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