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환경에 비해 내부 조직역량이 약화된 점이 주요 요인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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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경영효율은 2012년 25위에서 지난해 48위로 23계단 급락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기업 혁신역량 평가에서도 2007년 5.5점에서 지난해 4.8점으로 하락하면서 7위에서 30위까지 떨어졌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의 조직·인적 역량 부족이 기업 경쟁력을 약화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부 조직역량의 혁신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실제 한국 기업의 조직역량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포스코경영연구원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국내 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직장인 894명을 대상으로 ‘근무 기업의 조직역량 인식 수준’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직장인들이 인식하는 자사의 역량 수준은 7점 만점을 기준으로 평균 3.93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기업이 사업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사업시스템역량’에 대한 평가는 7점 만점 기준 평균 4.02점으로 평균보다 다소 높았다. 디지털 솔루션(빅데이터, 인공지능, 각종 분석 툴 등) 학습 및 활용도를 나타내는 ‘디지털 조직 준비도’도 4.28점으로 높은 평가 점수를 받았다.

반면, 기업혁신의 방향을 설정하는 ‘혁신선도역량’(3.85점)과 조직 내부 인재를 활용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인적역량’(3.88점)은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어 ‘직원 성취감’(3.45점)과 ‘몰입·동기부여’(3.95점) 등의 항목에서 낮은 점수가 나왔다.

한편, 직장인들이 평가하는 조직역량은 근무하고 있는 업종별로 다소 차이가 있었다. 건설업·제조업·유통서비스업에 근무하고 있는 직장인은 타 업종보다 자사 조직역량에 후한 점수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건설업(4.16점), 제조업(4.12점), 유통서비스업(4.03점) 순으로 평균에 비해 다소 높았다. 반면 금융산업(3.33점), IT컨텐츠산업(3.94점), 공기업·공공기관(3.78점)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포스코경영연구원 천성현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며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해 조직역량을 체계적으로 혁신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과 구성원 스스로 조직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내부 분위기를 조성하고 시스템 혁신을 도모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