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010140)이 세계 3대 위성통신업체인 인마샛(Inmarsat)과 손잡고 정보통신기술(ICT)을 선박에 접목한 스마트선박(smart ship) 개발에 나선다.

조선업계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스마트선박은 자율 운항 제어 시스템(ANS), 선박 자동 식별 장치(AIS), 위성 통신망 선박 원격 제어 기술(IMIT) 등 최첨단 ICT를 접목한 차세대 디지털 선박을 말한다. 선박 운항 데이터와 기상·해류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 분석해 운항 안전성을 높일 수 있고 각종 기자재에 대한 실시간 진단, 제어를 통해 유지보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과 인마샛은 지난 7월 스마트선박 개발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개발 중인 스마트선박 솔루션에 인마샛의 해상용 초고속 광대역 위성 통신 서비스인 ‘플리트 익스프레스(Fleet Xpress)’를 적용하는 방안을 공동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인마샛이 선보인 플리트 익스프레스를 적용하면 대용량의 빠른 위성통신을 활용해 선박의 엔진 등 다양한 기능을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인마샛의 위성통신서비스, 공인애플리케이션공급자 전용망(CAPs)을 이용하면 통신 성능 등 선박의 연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중공업이 만든 컨테이너선

현재도 스마트선박 기술이 일부 도입되고 있지만 연결성(커넥티비티·Connectivity)을 높이는 게 과제로 꼽혀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저속 위성을 쓰면 스마트선박을 구현하기 어렵다”며 “세계적인 위성통신사와 손을 잡으면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선박 솔루션은 성장 잠재력이 큰 차세대 선박 서비스다. 최근 선박과 항만, 육상 물류 등 화물 운송 과정의 모든 정보를 원하는 선주들의 스마트선박 솔루션 수요도 늘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국제해사기구(IMO)가 2019년 선박운항 관리체계를 디지털화하는 ‘이내비게이션(e-Navigation)’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스마트 선박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조선업체, 선박 운항회사, 규제 당국이 무인 화물선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며 “자동화와 대역폭 기술 진보가 조선·해운업계의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현대중공업도 지난 5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국영 해운사인 바흐리와 스마트선박 사업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