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현대자동차, 롯데마트 등이 타격을 입고 있는 가운데 CJ CGV가 중국 내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20일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CJ CGV의 중국내 영업이익은 11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영화시장은 지난해 온라인티켓 판매자 프로모션 규제 여파로 역성장했지만 올해 3분기부터 성장궤도에 올랐다. KTB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중국 영화시장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성장할 것으로 봤다. 미래에셋대우도 올해 7~8월 중국 영화시장이 전년대비 44.8% 성장했다며 “CJ CGV 국내 수익성의 급격한 개선은 장담하기 어려우나 해외 실적은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CJ CGV는 4DX 등 특수관, 영화관과 식음료 매장을 결합한 ‘컬처플렉스’ 등으로 중국에서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남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액션, 판타지 장르가 이끄는 중국 영화시장에서 박스오피스(영화관객수) 증가가 CGV 4DX사업 호조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CGV는 중국에서 130개 4DX 스크린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CGV가 보유한 세계 4DX 스크린 개수(387개)의 3분의 1을 넘어선다.

CJ CGV 중국 상영관의 모습.

◆ CJ CGV 중국법인 역대 최대 실적 예상… 컬처플렉스, 특별관으로 차별화

올해 상반기 CJ CGV의 중국 내 매출은 141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9.7%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억원으로 4억원 줄었다. 그러나 사드 배치로 인한 반한 감정 격화와 2분기 중국 온라인티켓 프로모션 규제 등 악재가 이어진 것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에선 올해 CJ CGV 중국법인이 흑자(매출 2595억원, 영업이익 149억원)로 돌아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분석한다.

CJ CGV는 2006년 국내 멀티플렉스 최초로 중국에 진출, 현재 상하이·우한·텐진·베이징·푸순·션양 등 주요 도시에 총 90개 극장과 711개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중국 내 300여개 멀티플렉스 사업자 중 6위 규모다. CJ CGV 관계자는 “올해 중국에서 4000만 관객 동원을 기대하고 있다”며 “컬처플렉스, 특별관 등을 기반으로 한 차별화 전략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분석했다.

컬처플렉스는 영화관과 함께 CJ 계열 투썸플레이스, 비비고, 뚜레쥬르 등 식당가를 배치해 영화와 외식을 함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을 말한다. CJ CGV는 중국에서 IMAX, 4DX, 삼면(三面) 영상 체험이 가능한 ‘스크린X’, 반구(半球) 형태의 특별관 ‘스피어X’ 등 특별관을 운영하고 있다. CJ CGV 관계자는 “불법 해적판이 넘쳐나는 중국에서 관객들에게 꼭 영화관을 찾아야 하는 이유를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 5월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CJ그룹 연구개발센터 'CJ블로썸파크' 개관식에 참석해 취재진을 바라보고 있다.

◆ 이재현 회장 영화산업에 각별한 관심… 2030년 영화상영관 세계 1위 목표

CJ그룹에서 영화 분야는 이재현 회장이 천명한 ‘월드 베스트 CJ(World Best CJ)’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사업이다. 이 회장은 지난 5월 4년여만에 그룹 공식 행사에 참석해 월드 베스트 CJ 비전을 제시하며 2030년까지 바이오, 영화상영관 등 최소 3개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으로 올라서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 7월에 경영 복귀 이후 첫 사업 현장 방문지로 CGV 용산아이파크몰을 택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 영화산업은 정체기에 들어선 상황이다. 국내 영화시장 규모는 2014년 2조원을 돌파한 후 2조2000억원 안팎에서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관련 업계는 올해 국내 영화관객수가 9%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J CGV의 상반기 국내 매출은 4461억원으로 전년 동기 4496억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또 1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145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CJ CGV는 공격적인 해외 진출로 활로를 찾고 있다. CJ CGV의 매출 중 해외 사업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0.3%에서 올해 39%선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을 비롯한 베트남, 터키 등 해외 사업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CJ CGV는 현재 국내 142개 극장, 1060개 스크린을 포함해 중국,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터키 등 세계 7개국에서 417개 극장, 3158개 스크린을 보유한 글로벌 5위 극장 사업자다. CJ CGV 관계자는 “컬처플렉스, 특별관 등을 기반으로 2020년까지 세계 1만개의 스크린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