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선 한국생산성본부 컨설팅부문장

현대 세상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쉽지 않다. 디지털 혁명으로 인해 기하급수적 속도로 변화하는 사회에서 과거의 데이터를 가지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의미가 없다. 그럼에도 미래를 예측하여 전략을 구사하고 고객을 만족시켜야 하는 기업은 과연 어떤 방식으로 예측 불가한 미래를 대비할 수 있을까?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제반 기술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이 운영하는 오프라인 식료품 상점 '아마존 고(Amazon Go)'가 있다. 계산대가 없는 혁신 매장으로 소개가 되었는데, 고객이 전용 앱을 작동시키고 물건을 고르면 퇴장 시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 시스템이다. 얼핏 무인 식료품점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정작 아마존의 노림수는 다른 곳에 있다. 매장 내 고객의 구매 행태 데이터 수집이 그것이다. 첨단 센서링 기술을 적용해 물건을 집었다가 내려놓는 등의 모든 고객 행동 데이터를 확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 행동을 예측하고 의사결정 포인트를 밝히려는 것이다.

금강제화는 3D 풋스캐너를 활용한 무료 계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발 길이, 너비와 발등 높이 등 20여 가지 항목을 측정하고, 계측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가장 적합한 신발을 추천하거나 맞춤 제작이 가능하다. 풋스캐너를 체험한 고객 가운데 약 10%가 실제 구매를 한다고 하니 수익과 고객 만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위 사례처럼, 4차 산업혁명 변화를 받아들이고 기존 사업 영역을 확대 또는 다양화하려는 시도가 고객에 대한 변화의 시작이다. 이에 국내 기업들이 고객 만족을 위해 참고할 만한 방안을 제시한다.

첫째, 기하급수적으로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깊은 이해가 기본이다. 기업 환경과 기술 변화의 속도와 방향에 대해 심도 있게 모니터링하게 되면 우리 기업의 현재 좌표와 지향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자. AI(인공지능),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IoT(사물인터넷) 등의 기술은 이미 현실화 단계에 있다. 우리 비즈니스에 맞는 기술의 변화와 수준을 파악해 활용하는 것이 절대 필요하다. 셋째,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국내 기업의 취약점 중 하나가 늦은 의사결정이다. 기업 몸집이 클수록 둔하기 마련이다. 신속한 판단과 강력한 추진력을 동반할 수 있는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우물쭈물하다가는 시장 선점과 고객 만족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