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17'에서는 ‘가상화폐 시대의 도래 완벽 해부’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가상화폐 전문가들은 가상화폐가 경제와 금융, 기술 패러다임을 전환시킬 것이라는 데 의견을 함께 하는 동시에 금융 기관 수준의 보안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가 좌장을 맡고, 김경준 딜로이트안진 경영연구원장, 차명훈 코인원 대표 김호광 게임허브 대표, 정호석 세움 대표 변호사, 전대욱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박사가 가상화폐 현상과 향후 과제에 대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김경준 딜로이트안진 경영연구원장은 “가상화폐가 달러나 위안화처럼 주요 화폐가 될 가능성은 있다”며 “현재 화폐 역사의 큰 전환점에 있고, 규제에 매몰돼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패널들은 가상화폐와 거래소의 사이버 보안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차명훈 코인원 대표는 “‘원장’을 쓸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거래소의 보안은 매우 중요하다"며 “금융기관 수준의 보안성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광 게임허브 대표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체 해커를 운영해 지속적으로 공격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며 “자체 해킹팀을 보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위정현 교수=최근 가상화폐가 투기 자산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도 가상화폐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는데, 투기 자산이 왜 한국에 유독 관심을 갖는 것 같나.
정호석 변호사=한국인의 성향과 맞다. 24시간 거래소는 낙폭 예측이 불가 하고 상한과 하한선도 제한이 없다. 또 하나 기술적인 측면인데, 한국은 얼리어답터들이 많다. 투자라는 게 사실 실체는 없다. 주식은 상장 전 기업 정보가 다 공개되는데 가상화폐는 코인공개(ICO)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식처럼 기업 가치와 규모가 얼마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기업가치의 경우 한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와 실현 가능성을 판단해야 하는데 한국은 아무래도 기술적인 면에서 '얼리어답터'적인 성향도 있고 커뮤니티 활동도 적극적이다.
위정현 교수=지역화폐에 대한 관심도 많다. 지역경제를 이루는 하나의 경제 기반 플랫폼에서 가상화폐를 활용할 수 있지 않나.
전대욱 박사=가상화폐, 지역화폐 차이는 실물기반 차이다. 지역화폐는 가상화폐와 달리 실물에 기반해 있다. 상인들이 필요하면 언제든 현금으로 환전 가능하다. 지역화폐는 가상화폐보다 안정적으로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가상화폐의 단점이 등락폭을 제어하지 못한다는 것인데, 실물을 기반으로 하면 리스크가 줄어들 수 있다.
위정현 교수=가상화폐는 블록체인으로 보안성을 높였지만, 거래소는 해킹에 대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차명훈 대표='원장'을 쓸 수 있는 권한을 거래소가 갖고 있기 때문에 보안이 중요하다. 하지만 가상화폐만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기업으로서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은행도 해킹을 당할 수 있다. 결국 '금융기관이 얼마나 보안을 갖춰가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김호광 대표=나는 해커다. 블록체인 기술 중에 보안 취약점을 이용해서 공격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자체 해커를 운영해 지속적으로 공격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기존 거래소들도 보안 관련해서 해킹팀을 기용해 보안 개발을 운영하고 있다.
위정현 교수=가상화폐는 한국이 세계 금융 시장에서 최초 화폐를 만들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현실적으로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까.
김경준 원장=달러 등 화폐가 갖는 힘은 정치적으로 판단되며 국가 위상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치, 군사적 파워에 기반하고 있는 것이다. 가상화폐가 달러, 위안화처럼 주요 화폐가 될 가능성은 있다. 화폐 역사의 대 전환점에 있다. 규제에 매몰돼 이런 기회를 날려버리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