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 플랫폼에 맞는 소프트웨어는 많은 사용자가 흥미를 느끼게 한 후 만족감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VR 게임 몰입도를 높여야 할 것 같지만 과도한 몰입도와 활동성은 멀미, 피로를 유발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기기의 무게, 온도, 답답함 등을 해결하면 VR 시장은 사용자 기대치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정환 엔씨소프트 디렉터는 14일 서울시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17’의 두번째 세션 ‘AR·VR·MR을 넘어 HMI 혁명이 온다’에서 세번째 기조연설자로 ‘신 개발론의 부상: VR 환경에서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정환 엔씨소프트 디렉터가 스마트클라우드쇼 2017에서 VR 환경에서의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이정환 디렉터는 엔씨소프트(036570)의 대표작 중 하나인 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이온’을 개발한 경험이 있다. 이 디렉터는 “PC에서는 최고의 그래픽 화질과 액션, 사용자경험(UX)을 통해 몰입도를 높였고, 모바일 게임에서는 좁은 화면에서 이용 시간이 길어져도 지속해서 재미를 유지하는 게 관건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엔씨소프트는 VR 플랫폼 시장이 커지기 위해서는 사용자 흥미를 끌어내고, 사용자가 기기를 사게 하고, 사용자 만족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흥미 유발과 만족도 제공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VR 관련 기기가 가벼워지고 값이 싸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디렉터의 설명에 따르면 VR 플랫폼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몰입도, 움직임, 시야각, 시점 등을 고려해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컴퓨터 MMORPG를 VR 플랫폼에서 즐길 경우 상당한 몰입도를 자랑하지만 과하게 화려한 그래픽은 사용자에게 멀미를 유발할 수 있다. 또 칼을 휘두르거나, 탁구처럼 도구를 활용한 스포츠를 즐기고 총을 쏘는 자세를 유지하면 쉽게 피로해진다. 이렇게 되면 게임을 지속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결론은 이 디렉터가 실제로 올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개발자컨퍼런스(GDC)를 통해 선보인 VR게임 ‘블레이드앤소울 테이블 아레나’ 개발 과정에서 얻은 ‘연구 결과’다.

이정환 디렉터는 “VR 버전 블레이드앤소울에서 캐릭터를 필드에 꺼내는 동작을 카드를 던지는 것처럼 만들었더니 피로도가 심해졌다”며 “MMORPG이던 게임을 전략 게임으로 바꾼 것도 피로도는 줄이고 VR 게임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엔씨소프트는 카메라 높낮이를 변화시키는 등 다른 변화도 시도했다. VR 기기의 카메라 각도가 높아지면 게임 속으로 들어간 것 같은 현장감은 높아지지만 게임 전체가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보기 어렵고 조작도 어렵다. 적절한 카메라 높이를 유지해 현장감, 게임 전략을 펼칠 수 있도록 살펴볼 수 있는 시안성, 편한 조작감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정환 디렉터는 소프트웨어를 재밌고 편하게 만들고, 기기 편의성은 높이고 가격은 낮춰 VR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고 봤다.

이정환 디렉터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VR 콘텐츠 제작에 있어 가상공간의 현장감을 주면서도 게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중간 부분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줄 수 있는 멀미, 피로도 등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디렉터는 “VR 시장 기대치가 높고 시장화, 대중화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연구·개발(R&D)을 이어가며 계속 발전시켜야 상용화 성공이 이뤄질 것”이라며 “GPU 성능 개선에 따른 프레임 속도 개선과 기기 편의성이 해결되면 함께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