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10주년 기념 모델인 ‘아이폰X’가 한국에는 12월에나 출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대(大)화면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노트8’이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이동통신 3사들은 10월 아이폰 출시를 염두에 두고 마케팅 전략을 짰던 탓에 가입자 유치 전략을 대폭 수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12일(현지시간)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열린 애플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아이폰 10주년 기념 모델 ‘아이폰X’를 소개하고 있다

◆ ‘아이폰X’ 연말 국내 출시...삼성전자 갤럭시노트8 직접 수혜

12일(현지시간) 아이폰8과 아이폰X가 공개되고 1차 출시국서 한국이 또 제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관련 업계는 삼성전자(005930)가 오는 21일 출시 예정인 ‘갤럭시노트8’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폰8과 아이폰8+는 9월22일, 아이폰X는 11월3일 미국과 일본 등에서 우선 출시된다. 이 일정에 따르면, 한국에서 아이폰8은 10월 말 또는 11월 초, 아이폰X는 12월말 또는 내년 1월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석 성균관대 정보통신대 교수는 “그동안 기대를 모았던 아이폰 10주년 기념 모델인 아이폰X의 국내 출시일이 예상보다 크게 늦다”면서 “국내 프리미엄폰 대기 수요자 중 상당수가 갤럭시노트8로 넘어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아이폰 X의 출시 시기가 늦은 이유를 부족한 생산물량 탓으로 보고 있다. 아이폰X에 탑재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인 슈퍼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궈밍치 KGI증권 연구원은 투자보고서를 통해 “아이폰X의 하루 생산량이 1만대 수준”이라며 “애플이 아이폰X의 초기 물량을 맞추는 데 어려움이 예상되며 제품 품귀현상이 장기화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아이폰X의 공급량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DB

◆ 당황하는 통신사, “아이폰이 25% 요금할인 ‘방패’ 역할해야 하는데…”

아이폰8과 아이폰X의 국내 출시가 늦어짐에 따라 이동통신사들은 대책 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통신업계 일각에서는 아이폰을 ‘25% 선택약정 요금할인을 막아줄 방패’로도 인식했다. 이통사가 아이폰을 밀어줄 경우, 삼성전자가 소비자를 잡기 위해 갤럭시노트8 등의 단말기 보조금을 높이게 된다. 이동통신사로부터 25% 요금할인을 받는 것보다 단말기 보조금 액수가 더 크면, 소비자는 25% 요금할인이 아닌 단말기 보조금을 선택하게 된다.

25% 요금할인은 이통사가 100% 비용을 부담하지만, 단말기 보조금은 제조사와 이통사가 공동 분담하기 때문에 이통사로선 가입자들이 단말기 보조금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다음달부터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상 최대 33만원까지 제한을 둔 지원금 상한제가 일몰로 자동 폐지되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보조금을 대폭 높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동통신 유통점 일선 관계자들은 “오는 15일 25% 선택약정 요금할인 시행을 앞두고, 프리미엄폰인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 사전 구매자 대부분이 25% 요금할인을 선택하고 있다”면서 “삼성전자가 아이폰 신제품 국내 출시 전까지는 단말기 지원금을 올리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통 3사는 아이폰8과 아이폰X의 2차 출시국에 한국을 포함시키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도 펼치고 있다. 특히, 1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아이폰8과 아이폰X의 국내 출시 일정을 서두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통사 관계자들은 “현재로선 공식적으로 밝힐 내용이 없으며, 아이폰 국내 출시 일정에 대해 구체화 된 내용이 있으면 그때 가서 공개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