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애플이 모바일 게임 ‘리니지M’과 ‘리니지2 레볼루션' 수수료로만 올 한해 1조원 가까이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과 애플은 애플리케이션 장터인 ‘플레이 스토어'와 ‘앱스토어’를 운영하면서 ‘리니지M’과 ‘리니지2 레볼루션’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떼간다. 두 회사는 리니지 시리즈의 대박으로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지만 세금은 한푼도 내지 않고 있다.

구글과 애플이 리니지M과 리니지2 레볼루션이 키워놓은 모바일 게임산업의 주요 수혜자가 돼 세금을 내지 않고 1조원 가까운 이득을 챙긴다.

◆ 구글·애플, 모바일 리니지 흥행에 최소 8000억원 순익…세금은 ‘0’

12일 게임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036570)의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M’은 올해 말까지 매출이 1조8000억원이 넘을 전망이다. 지난 6월 21일 정식 출시된 리니지M은 출시 첫날 이미 130억원의 일 매출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월간 매출액이 평균 3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증권가에서 쏟아졌다.

윤재수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8월 7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리니지M이 증권시장에서 예측하는 매출액보다 큰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며 “8월에는 종전 일 매출액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월평균 매출액 3000억원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약 6개월간 리니지M은 1조8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다. 이렇게 가정하면 이 중 5400억원은 구글과 애플에 수수료로 줘야 한다.

수수료 대부분은 구글이 챙길 가능성이 크다. 게임엔진 업체 유니티 조사에 따르면 한국 모바일게임 설치 기기 가운데 안드로이드 비중은 92%(2016년 기준)에 달한다.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구글 국내 스마트폰 운영체제(OS)에서 마켓 점유율 비중은 구글이 51%, 애플이 33%였다.

넷마블게임즈역시 ‘리니지2 레볼루션’을 통해 상반기 매출액 추정치가 4500억원을 기록했다. 리니지2 레볼루션의 올해 국내외 총 예상 매출 규모는 약 9000억원이다. 리니지2 레볼루션 역시 매출의 30%인 2700억원(예상치)을 구글과 애플이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구글과 애플이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독점하고 있고 모바일 게임은 반드시 두 회사의 앱 장터인 플레이 스토어와 앱스토어를 통해서 내야 하기 때문에 수수료를 주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 빈익빈 부익부 부추기는 앱 장터…국내 게임 생태계에는 악영향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구글과 애플은 ‘돈이 되는 게임’만 추천 게임이나 게임 매출 순위권에 계속 올려두고 있어 다른 신규 게임은 사용자의 눈에 띄일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는 불만이 게임업계에서 나온다.

한국 3대 게임사 중 한 곳인 넥슨도 ‘던전앤파이터:혼’, ‘다크어벤저3’ 등 회심의 게임을 내놨지만, 큰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네시삼십삼분 같은 중형 게임사도 마찬가지다. 올해 ‘의천도룡기’, ‘다섯왕국이야기’ 등 대작을 출시했지만, 리니지M과 리니지2 레볼루션 쏠림 현상으로 사용자를 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글과 애플이 벌어들인 막대한 수수료에 세금을 부과할 수도 없다. 국세청 관계자는 “구글이 앱 마켓을 통해 얻는 매출에 대해서는 현행 세법 기준으로 과세 할 수 없다”며 “사업자 과세 기준은 ‘고정사업장’이 국내에 있느냐인데, 구글은 국내에 서버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리니지 IP를 활용한 게임들이 ‘블랙홀’처럼 사용자들을 빨아들이고 있고, 구글과 애플이 수수료를 많이 벌 수 있는 모바일 게임을 밀어주면서 중소 게임업계의 고충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