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문제점 중 하나로 '서비스 산업의 후진성'이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해결 방법으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도입을 제안한다. 프랜차이즈는 성공하는 사업 모델에 필요한 무형의 지식을 체계화해 과학적으로 경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프랜차이즈가 서비스산업과 지식산업의 꽃으로 불리는 이유다. 실제 선진국일수록 전체 프랜차이즈 산업에서 차지하는 서비스 산업의 비중이 높다.

프랜차이즈 사업의 다른 특징은 브랜드와 사업모델을 중심으로 사업에 필요한 모든 자원을 하나로 엮는 '플랫폼 비즈니스'라는 점이다. 한 개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최소 20~30곳의 협력업체와 거래한다.

코바코와 신일식품은 15년간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양사 직원이 빵가루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사, 협력업체 해외 동반진출

한국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크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식품이나 사업지원 서비스업, IT사업의 경우 글로벌 시장의 진입 장벽이 높아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도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 프랜차이즈 기업의 날개를 타고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중소기업이 증가하는 추세다.

사업 초기부터 글로벌 전략을 추진해 화제를 모은 '스트릿츄러스'는 협력업체와 동반성장해 세계시장에 진출한 전형으로 거론된다. 츄러스를 만드는데 필요한 전용믹스파우더는 나래푸드가 생산한다. 진용해 나래푸드 대표는 30년동안 밀가루를 만진 장인이다. 사업에 실패해 실직상태였던 그는 소상우 스트릿츄러스 대표를 만나 재기에 성공했다. 스트릿츄러스가 해외로 진출할 때마다 나래푸드의 츄러스 전용믹스도 함께 수출된다. 스트릿츄러스는 이밖에 아이스크림믹스, 공정무역커피, 포장재 회사 등과도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액세서리 프랜차이즈 '못된고양이'도 서울 남대문 지역의 200여개 영세 액세서리 업체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협력업체의 사정을 고려해 10년간 제품 납품 후 정확하게 일주일 안에 현금으로 대금을 결제해주고 있다. 못된고양이는 협력업체들의 제품을 들고 미국, 필리핀, 캄보디아, 싱가폴 등 5개국에 진출했다. 아직 수출액이 몇 십억원대지만 해외 점포가 늘어날수록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용우동은 식품과 물류 등 거래처가 대다수가 사업 초기부터 함께한 중소기업이다. 일부 중소 제조업체의 용우동에 대한 의존도는 70% 이상이다. 용우동은 매달 협력사와 함께 제품 불량률과 시장 반응, 신제품 개발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 협력사와 공동으로 우수 가맹점에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용우동은 최근 중국 동남아 진출에 적극적이다. 사업 파트너인 국내 중소기업과 함께 한국 분식으로 세계인들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가맹본사, 협력업체 성장 도와

최근 세계적으로 '안전'과 '효율성'이 중시되면서 대기업들과 거래하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오랫동안 중소기업들과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동반성장하는 경우도 많다.

한국 대표 우동 돈까스 전문 브랜드인 '코바코'는 신일식품과 15년간 인연을 지속하고 있다. 신일식품은 돈까스의 바삭한 식감을 내기 위해 필요한 고급 빵가루를 공급한다. 코바코는 사업 초기 국내에 돈까스 식감을 좌우하는 고급 습식빵가루가 없어 맛과 품질이 좋지 않은 일반 식빵을 분쇄해서 사용했다. 그때 신일식품을 만나 돈가스 전용 빵가루 레시피를 개발하고, 자동 생산설비를 도입해 품질 고급화에 성공했다. 코바코가 이를 계기로 한국을 대표하는 돈까스 브랜드로 성장한 것과 마찬가지로 신일식품도 대한민국 최고의 빵가루 전문 생산업체로 성장했다. 또 다른 협력회사인 두영식품도 17년된 거래처다. 코바코는 두영식품과 공동으로 특수 성형 우동면을 개발했다. 하지만 독점권을 주장하지 않고 오히려 타 브랜드를 소개해 주며 상생하고 있다.

피자알볼로의 경우 협력업체 수가 100개가 넘는다. 이 협력업체들은 대부분 중소기업이다. 피자 알볼로 매장이 몇 개 없을 때부터 함께 한 협력사들과 성장했다. 피자알볼로의 수도권 물류 대행사는 '피자알볼로물류시스템'이다. 이름은 같지만 별개 회사다. 피자알볼로가 소기업이었을 때 연매출 50억원대이던 물류회사는 피자알볼로와 동반성장하면서 연매출 300억~400억원으로 성장했고, 급기야 이름까지 피자알볼로로 변경했다. 피자알볼로는 협력업체들에 15일 결제 조건을 반드시 지키고 있다. 또 일년에 두 번 개최하는 협력업체들과의 행사 비용을 모두 부담하고 있다.

스트릿츄러스에 츄러스 전용 믹스파우더를 공급하는 나래푸드가 HACCP 인증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