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중국 파트너인 베이징기차(BAIC)가 합자 관계를 끝내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중국 글로벌타임스가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사실무근” 이라고 밝혔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영문 자매지로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국 기업인 현대차를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환구시보는 "사드는 북한 핵무기처럼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깨뜨리는 악성 종양이 될 것"이라는 사설을 싣는 등 사드배치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 익명 소식통 “현대차 부품 몰아주기 불만”...현대차 “사실무근”
글로벌타임스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베이징기차가 비용 절감을 위해 베이징현대의 납품사를 중국 현지 기업으로 교체할 것을 요구했지만 현대차가 이를 거부해 갈등이 불거졌다"며 "이런 갈등은 2002년 합자회사 설립 이후로 계속 있었지만 최근 베이징현대의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또 "매출 감소로 베이징기차는 타격을 받았지만 현대차는 한국 부품업체 덕분에 계속 이익을 냈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에 비싼 단가로 부품 공급을 몰아주는 식으로 현대차가 베이징현대를 이용해 홀로 이익을 챙기고 있다며 베이징자동차가 불만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근거가 없는 보도라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보도된 내용은 베이징기차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며 "사드 문제 이후 협력업체들은 큰 손실을 봤고 현대차의 계열사도 마찬가지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사드 여파가 본격화된 올 2분기 현대모비스 중국법인은 적자를 냈고, 현대위아 중국법인도 1분기 순익의 6배에 달하는 손실을 입어 상반기 적자로 전환했다.
◆ 中 치졸한 사드보복… 현대차 올 1~7월 중국 판매량 전년 대비 43% 감소
현대·기아차의 올 1~7월 중국 판매량(50만963대)은 전년 동기(87만8375대)보다 43% 감소했다. 이로 인해 현대·기아차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4.3% 감소한 2조3193억원에 그쳤다. 베이징현대의 자동차 판매와 수익은 영업외이익으로 분류된다.
베이징현대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 내에서 5·6위권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3월 사드 배치가 본격화되면서 중국 판매 부진이 심각해졌다. 사드 배치 이후 반한 감정이 확산되면서 중국 관영 매체들이 현대차 불매운동을 부추기고, 중국 토종 자동차업체들도 마케팅에 반한 감정을 활용한 것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당분간 현대차와 베이징차 간 갈등이 해소되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정치적인 문제여서 개별 기업이 돌파구를 찾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