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애호박 1개의 평균 소매가격(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집계)은 2868원으로 1년 전(1713원)보다 67%나 뛰었다. 일부 매장에서는 애호박 1개를 3500원에 팔았다. 올여름 집중호우와 무더위로 채소 가격이 이렇게 껑충 뛰면서 8월 소비자물가가 5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6% 상승했다. 2012년 4월(2.6%) 이후 최대 폭으로 올랐다. 채소 등 농축수산물이 상승을 주도했다. 무(71.4%)와 토마토(45.3%) 등 채소 가격이 22.5%나 뛰었다.

1일 서울의 한 대형 마트에서 한 고객이 가격표를 비교하며 채소를 고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6% 올라 5년 4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갈치(-12.6%)와 쌀(-9.2%), 바나나(-8.8%) 가격이 떨어졌지만 채소에 계란(53.3%), 오징어(53.1%) 값까지 오르며 전체 농축수산물 가격은 12.2%가 올랐다. 체감 물가인 생활물가지수와 채소·생선·과일 등 신선식품지수가 큰 폭으로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3.7%가 올라 2011년 12월(4.4%) 이후 5년 8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신선식품지수는 2011년 2월(21.6%) 이후 6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인 18.3%가 올랐다. 조류인플루엔자(AI)의 영향으로 지난 7월 전년 동월 대비 64.8%나 올랐던 계란은 살충제 파문으로 수요가 줄면서 상승세가 다소 꺾였다.

올 상반기 상승세가 주춤했던 석유류 가격은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3.6%가 올랐다. 상승 폭이 지난 7월(0.5%)보다 크게 확대됐다. 휘발유는 2.6%, 경유는 3.0%, 차량용 LPG(액화석유가스)는 10.8%가 올랐다. 전기·수도·가스 물가도 8.0%나 올랐다. 작년 여름 요금 인하에 따른 기저 효과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기저 효과가 사라지는 10월에는 다시 하락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