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는 절대적인 맛이란 게 없어요. 각자가 기억하는 떡볶이의 맛엔 추억이 들어있죠. 결국 그 맛이란 익숙함을 말합니다.”

김관훈(39) 두끼떡볶이 공동대표가 눈을 반짝이며 자신의 ‘떡볶이 철학’을 설명했다. 떡볶이 마니아를 위한 인터넷 커뮤니티 카페 ‘떡볶이의 모든 것’의 운영자였던 그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떡볶이 전문가다.

떡볶이 뷔페 프랜차이즈 ‘두끼떡볶이’의 공동창업자인 김관훈(왼쪽) 공동대표와 박도근 공동대표.

“10년간 다녀본 떡볶이집만 5000곳은 될겁니다. 맛있다는 떡볶이 집이 있다면 전국 팔도를 찾아 다녔죠.”

카페를 통해 알게 된 지인들과 떡볶이집 투어를 다니면서 그는 사람마다 떡볶이 취향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진짜 맛집이라고 해서 데려갔는데 사람들 표정이 별로였다. 또 다른 사람이 ‘여기가 진짜 맛집’이라고 해서 찾은 떡볶이집은 내 입에는 맞지 않았다. 사람마다 맛의 기준이 다르더라구요.”

그는 떡볶이 맛의 비밀은 익숙함이라고 말했다. “떡볶이라는 건 사실 어찌보면 하찮은 음식이에요. 그냥 어려서부터 가까이서 접했던 간식이죠. 누군가는 단 맛을, 누군가는 아주 매운 맛을 선호해요. 내가 먹어왔던 떡볶이 맛이 최고인 셈이죠.”

떡볶이 마니아들 사이에서 ‘김관훈’이라는 이름이 알려지던 시점, 두끼떡볶이의 공동창업자인 박도근(47) 공동대표가 그를 찾아왔다. 당시 커피숍, 쌀국수, 레스토랑 등 식당 10여개를 운영하던 박도근 대표가 함께 브랜드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박도근 공동대표는 “식당을 운영하다가 내 브랜드를 갖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떡볶이 마니아로 알려졌던 김관훈 대표를 무작정 찾아갔다. 그 과정에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두 공동대표는 의기투합해 2014년 12월 서울 안암동에 두끼떡볶이 고대점을 열었다. 그리고 2015년 3월 가맹사업을 목적으로 ‘주식회사 다른’을 설립했다. 2017년 8월 30일 현재 두끼떡볶이는 국내 110개 가맹점, 해외에 10개점을 출점했다. 창업 비용이 타 분식업종보다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척이나 빠른 속도다.

두끼떡볶이는 뷔페식 DIY(직접 조리) 시스템으로 기호대로 떡볶이를 만들어 먹는 곳이다. 가격은 성인 1인 7900원, 학생은 6900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떡볶이 뿐만 아니라 튀김, 어묵, 볶음밥, 라면, 음료까지 다양한 메뉴를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관훈 대표는 “떡볶이 맛집 투어를 다니면서 깨달은 점을 반영해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떡볶이를 만들어 먹자’는 콘셉트로 브랜드를 기획했다”며 “아딸, 죠스, 국대 등 일반 떡볶이집 프랜차이즈는 많지만 즉석 떡볶이를 대표할만한 브랜드가 없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김관훈·박도근 공동대표와의 인터뷰는 28일 서울 송파 가든파이브 내에 있는 두끼떡볶이 매장에서 진행됐다. 국가대표 떡볶이 마니아인 김관훈 대표가 직접 만든 떡볶이와 함께.

(위부터) 김관훈·박도근 공동대표와의 인터뷰는 28일 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 내 두끼떡볶이 매장에서 진행됐다. 이날 인터뷰는 떡볶이 마니아인 김관훈 대표의 떡볶이 레시피와 함께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창업한지 2년 만에 100호점 출점을 돌파했다. 불황 중에도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프랜차이즈로 꼽힌다.

김관훈 (이하 김) : “2015년 창업하고 100호점을 넘게 출점했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이 우리 브랜드를 잘 모른다. 국민 10명 중 2명 정도만 아는 수준이다. 2년이라는 시간에 비해 빨리 성장하긴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 올해 목표 대비 달성 수준은 어떤가?

박도근 (이하 박) : "올해 목표는 가맹점 100개 출점이었는데 지금까지 50개 정도 오픈했다."
김 : "우리같은 경우는 다른 분식 프랜차이즈와 궤를 달리한다. 일단 창업 비용이 다르다. 떡볶이 프랜차이즈가 소액 창업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기본적으로 3억 이상 들어가는 고액 창업 업종이다. 그러다보니 예비창업자들이 오랫동안 고민하고 창업 여부를 결정한다. 우리도 브랜드 관리를 해야하기 때문에 상권이 약할 경우엔 창업을 거절하기도 한다."

- 현재까지 폐점한 매장 숫자는?

박 : “경기 시흥에서 1개 매장이 문을 닫았다. 창업한지 얼마 되지 않아 가맹점주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가게를 못하게 됐다’며 계약 해지를 통보해왔다. 기본적으로 창업을 하면 초기 비용을 생각해서라도 얼마동안은 하려는 게 일반상식인데 그냥 관두겠다고 하니 말릴 수도 없었다.”

- 그 외엔 없나?

김 : “없다. 유일하게 그 한 곳.”

- 가성비가 좋은 식당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오히려 불황기에 잘나간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 "많은 점포들이 폐점을 하고 있는데, 선방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김 : "난 조금 생각이 다르다. 우리의 시스템은 기존에 없던 것을 보여주는 새로운 방식이다. 지금보다 훨씬 잘돼야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서울 동대문 현대시티아울렛의 두끼떡볶이 매장.

- 두 분이서 창업은 어떻게 같이 하게 됐나?

박 : “난 원래 카페와 레스토랑 등 식당을 10개 정도 운영하고 있었다. 이걸 운영하다보니 내 브랜드를 갖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당시 김관훈 대표는 떡볶이 마니아로 요식업계에 알려진 상태였다. 그래서 내가 김 대표를 찾아갔다. 그 과정에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됐다.”

- 회사에서 역할 분담은 어떻게 하나?

박 : “아이템 개발이나 마케팅은 김 대표가 담당한다. 내가 맡은 파트는 재무와 해외영업 쪽이다.”

- 공동창업을 하니까 어떤 점이 좋나?

박 : “떡볶이 전문가와 회사 운영 전문가가 각자 전문분야를 맡아서 하니 시너지가 난다.”

- 의견이 다를 때 조율이 어렵지 않나?

김 :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고 의견을 존중하면 된다."
박 : "대표가 맡은 분야에 대해선 그 쪽의 의견을 존중하는 방식을 택한다. 함께 의견을 나누다보니 일방적이거나 불합리한 의견을 채택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 최근 프랜차이즈 업종이 많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가맹점과의 갈등이 심각하다.

김 : “우리 가맹점도 불만이 많다. 그래서 7월부터 각 도별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지난 주엔 부산에서 경남지역 점주님 30분 모시고 대화를 했다. 내일 모레엔 전라도에 갈 예정이다. 이렇게 대화하면 서로가 통하는 부분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맹본부가 원리원칙과 도를 넘어서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이다. 가맹본부 대표나 운영자들이 자기들이 취하는 수익을 일정부분 낮추고 점주들과 공유하겠다고 생각하면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된다.”

-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에 오너의 비리나 부도덕한 행동으로 인한 사건 사고도 많았다.

김 "우리는 능력이 안되서 그런지 오너 리스크가 없다. 술도 못마시니 음주운전 등의 물의를 일으킬 일도 없다."
박 "이 부분도 공동 경영의 장점 중 하나다. 오너 한명의 독단적인 판단으로 무엇을 결정할 때 오너리스크는 커진다. 그런데 우리는 서로의 존재가 상대방에게 경각심을 심어준다. 회사에서 독선적인 경영을 할 수 없으니 '갑질'을 당연히 하지 않게 된다."

- 필수물품 구입을 놓고 논란이 많은데, 두끼떡볶이는 어떤 원칙을 갖고 있나?

김 "신선 야채류를 제외하곤 대부분 가맹본부에서 공급한다. 하지만 우리는 가맹점의 사입도 허용한다. 단 2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첫째, 우리가 제공하는 제품보다 더 좋아야 한다. 둘째, 우리가 제공하는 것보다 저렴해야 한다. 제가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면서 국내 도매가는 다 꿰고 있다. 우리보다 더 싸게 물건을 구입할 순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리고 양질의 제품인데, 우리가 제고하는 식자재는 상당히 고퀄리티다. 단적으로 우리 가게에서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어묵도 국내 최고 어묵회사인 부산 삼진어묵 제품이다. 여기보다 더 좋은 제품을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면 당연히 OK다."
박 : "우리가 제공하는 제품의 퀄리티에 대해선 점주들도 모두 인정한다."

두끼떡볶이 제공

- 싸게 양질의 제품을 공급하려면 물류가 상당히 중요하겠다.

박 "모든 프랜차이즈 업종의 숙제다."
김 "우리는 물류를 대기업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자체 물류로 하면 돈을 많이 벌수 있지만 안정적인 공급과 안전한 식자재 유통을 위해 SPC그룹에 물류 외주를 맡겼다. 대기업의 물류시스템을 우리가 이용하는 것이다. 덕분에 우리는 제주지역을 제외하곤 일일 일배송이다. 우리가 하면 사고가 날수도 있고 제날짜에 못 갈 수도 있는데, 대기업이 하니 상당히 안정적이다."

- 뷔페 업종으로 인한 리스크는 없나.

김 "뷔페 업종의 가장 큰 리스크는 오늘 1000명분의 음식을 준비했는데 200명만 오고 800인분은 버려야 하는 상황이다. 음식물 폐기로 인한 리스크인데, 두끼떡볶이는 원재료 상태로 뷔페로 제공한다. 그래서 음식물 폐기에 대한 리스크가 적다."
박 "원가율로 따지면 타 뷔페 대비 우리가 7~8% 낮다. 우리가 내놓는 제품 중 폐기해야하는 것은 어묵과 튀김이 전부다. 어묵과 튀김은 고객 수에 따라 적절히 공급하면 되기 때문에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가맹점주들이 고민이 많을 것 같은데.

김 : "내년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것 같다. 현재 가격인 7900원이라는 가격에 대해 고객마다 만족도가 다르겠지만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분 수준까진 아니더라도 일정 수준은 가격을 올려야 될 것 같다."
박 "최저임금이 오른 만큼 어떻게 알바생을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현재 내부적으로 알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체계적인 교육으로 노동력의 질을 높이는 방안을 거의 마련했다.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 떡볶이를 통해 한식의 세계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현재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곳은 어디인가.

박 "베트남과 태국, 말레이시아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조만간 이 중 두 곳에 진출할 예정이다."
김 "현지 파트너십 업체를 고르는 게 쉽진 않다. 우리 브랜드를 갖고 현지에서 사업을 잘 이행할 수 있는 업체를 고르는데 고심 중이다. 일단 긍정적인 것은 해외매장의 성적이 좋다는 것이다. 특히 대만 매장의 성과가 좋다. 매장 하나가 월매출 1억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 김 대표가 워낙 유명한 떡볶이 마니아인데, 베스트 3 떡볶이집을 꼽을 수 있나

김 “먼저 서울 대학로에 ‘나누미 떡볶이집’이다. 옛날엔 만나분식이었다. 그리고 부산에서 유명한 ‘다리집. 마지막으로 제 고향인 원주의 ’똘이떡볶이‘. 이렇게 베스트 3를 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