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아마존, IBM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가 자신들이 개발한 인공지능(AI)에 한국어를 학습시켜 국내에 AI 스피커와 스마트폰 비서 앱,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내놓는다. 거대 IT 공룡의 ‘한국어 AI 공습’이 시작된 것이다.

글로벌 IT 기업과 국내 IT 기업 간 한국어 AI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 한국어로 무장한 용병 AI 출격 앞으로

하반기에는 한국어로 무장한 거대 IT 공룡들의 AI들이 줄줄이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의 한국 법인이 직접 서비스를 내놓거나 국내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상품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26일 IT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이달말 선보이는 스마트폰 ‘V30’에는 구글 AI 비서 서비스인 ‘구글 어시스턴트’의 한국어 버전이 탑재된다. 구글은 이미 한국어 사용자를 대상으로 구글 어시스턴트의 한국어 버전 베타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구글 홈 등 AI 스피커도 국내 정식 출시될 가능성도 커졌다. 구글은 구글 어시스턴트를 기반으로 하는 ‘구글 홈’을 한글화 작업을 진행 중이며 구글 홈 관련 앱도 정비 중이다.

아마존의 AI 스피커 ‘아마존 에코’에 탑재되는 AI 알렉사도 한국어 학습을 진행 중이다. 이 작업이 끝나면 아마존도 아마존 에코를 국내에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이 외에도 AWS를 통해 클라우드 관련 AI 솔루션을 선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IBM의 AI 왓슨 행보도 주목된다. IBM은 SK C&C와 함께 AI 왓슨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왔다. 두 회사는 내달 한국어를 배운 왓슨 기반의 AI 서비스 ‘에이브릴(AIBRIL)’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 토종들의 방어전, 공격전

삼성전자, SK텔레콤, 네이버, 카카오 등 토종들의 AI 방어전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우선,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갤럭시S8’ 이후 버전에 탑재된 AI 서비스 ‘빅스비'의 행보가 주목된다. 최근 삼성전자는 한국어에 이어 영어를 지원하는 빅스비 출시했으며 200개국에서 빅스비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전장에서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 알렉사 등과의 승부를 벌이게 된 셈이다.

SK텔레콤(017670)은 이동형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NUGU) 미니’를 출시하고 AI 플랫폼 사업에 대한 포부를 강하게 드러냈다. 누구 미니는 지난해 9월에 나온 누구의 후속 버전으로 가격과 크기를 반 이하로 줄인 제품이다.

SK텔레콤은 앞으로 누구 미니 이외에도 누구 일체형 셋톱박스,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누구 등 제품군을 늘리고 누구 기반 서비스를 확장할 예정이다. 특히 SK텔레콤은 SK 계열사가 아닌 제3자도 누구 기기를 만들거나 누구 기반 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인공지능 기반 플랫폼의 주도권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네이버(NAVER(035420))의 AI 서비스 ‘클로바’도 국내 모바일 베타테스트를 진행중이다. 클로바는 사용자가 원하는 검색 결과를 사용자가 주문하기 이전에 미리 제공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클로바를 탑재한 AI 스피커 ‘웨이브'는 일본에 출시됐으며 국내에서도 사전 이벤트를 실시해 소비자들을 만났다. 클로바는 스마트폰, 자동차 플랫폼 등에도 탑재될 예정이다.

카카오(035720)도 AI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카카오 아이(I)’라는 AI 플랫폼을 만들어 여러 협력사를 통해 전파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 플랫폼을 기반으로 챗봇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네이버와 같은 IT 기업은 AI를 기반으로 한 여러 서비스를 선보여 구글과 아마존 등이 시장을 선점한 것처럼 국내 시장에서만큼은 관련 서비스를 적극 선점해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