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징역 5년의 중형을 선고받자 삼성그룹은 커다란 충격에 휩싸였다. 이 부회장에게 무죄 판결이 내려지기를 바라던 삼성 측은 재판부가 되려 특검이 내세운 뇌물, 횡령, 국외재산도피 혐의 등을 모두 인정하자 패닉에 빠진 모습이다.

25일 이 부회장이 무죄 혹은 집행유예 선고를 받아 풀려날 것에 대비해 서울중앙지법과 서초사옥에서 대기하던 임직원들은 재판 결과를 확인하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직원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일손을 놓은 채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등을 우려하기도 했다. 삼성그룹 총수가 실형을 선고받은 것은 79년 그룹 역사상 처음이다.

이들은 특히 재판부가 특검이 주장한 핵심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 사실에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다. "국외재산도피까지 인정한 것은 믿기 어려울 만큼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또 총수 공백에 따른 비상체제가 앞으로 얼마나 지속할지 우려하는 반응도 나온다. 삼성은 지난해 12월 초로 예정됐던 사장단 인사를 무기한 연기상태로 미루면서까지 이 부회장의 재판 결과를 기다려왔다. 이 부회장 구속 이후인 올 2분기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규모인 14조7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표면적으로는 '총수 없어도 잘 돌아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지만, 삼성 내부에서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특검의 구형이 징역 12년으로 무거웠던 만큼 어느정도 실형을 예상했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변호인단이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항소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도 나온다.

삼성 측은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삼성 측 송우철 변호사는 “1심 판결은 법리판단과 사실인정 그 모두에 대해 법률가로서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며 “항소할 것이고 상고심에서는 공소사실 전부에 무죄가 선고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변호인단이 이미 항소 방침을 밝혔다면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