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수주절벽으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조선업체들이 일감 공백을 극복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휴업, 독(dock·선박건조장) 가동중단 및 매각, 희망퇴직 등 허리띠를 졸라매며 몸부림치고 있다.

조선업체들은 저유가, 세계 경기 침체, 해운업 구조조정이 맞물리면서 2015년~2016년에 수주물량이 급감했다. 올해 초에는 수주 물량이 다소 늘었지만, 수주하고 실제 배를 짓기까지는 최소 1년 이상이 필요해 당장 작업할 물량은 바닥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최근 현대중공업은 일감 부족으로 9월부터 휴업, 교육, 휴직 등을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노동조합에 전달했다. 회사는 일감 공백으로 총 11개 독 중 독 3개를 가동 중단했다. 당초 회사는 고용 유지를 위해 노조에 임금 반납 20%를 요구했지만, 노조 측은 연장근로·휴일 특근 폐지로 고통을 분담했다며 이를 거부했다. 이미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임금을 100% 반납하고 있으며 임원들도 20% 이상 임금을 반납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2년 동안 희망퇴직 등으로 3500명이 회사를 떠났지만, 하반기에도 일감 부족으로 5000명 정도가 일손을 놓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사업본부별로 물량이 다르기 때문에 각기 다른 기준으로 휴업, 교육 등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 떠 있는 길이 270m의 플로팅 독(floating dock). 육지에서 만든 선체 블록들을 이곳으로 옮겨 건조한 뒤 독을 가라앉혀 배를 바다에 띄운다. 삼성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선박건조에 도입한 독 운용방식이다

삼성중공업(010140)은 수주절벽 여파로 일감이 떨어지자 6월 육상 독 중 가장 오래된 ‘육상 1독’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7월에는 해상 플로팅 독 1호기인 ‘G1 독’에 대한 가동을 멈췄다. 현재 삼성중공업은 육상 독 3개와 해상 플로팅 독 4개, 해양플랜트 전용 독 1개 등 총 8기의 독을 갖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7월 노동자협의회와 만나 비용 절감을 위한 구조조정 방안으로 2018년까지 생산직을 포함한 대리·사원 임금 10% 반납, 1개월 이상 순환휴직, 희망퇴직 검토 등을 제안했고 현재 논의 중이다. 이미 지난해 7월부터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급여 전액을, 다른 임원들은 임금의 30%, 차장·과장은 임금을 15%씩 반납 중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작년에 독 7개 중 2개를 팔았지만, 추가 매각을 고민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추가 신규 수주가 없을 경우를 대비해 독 1~2개를 추가로 매각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 이후 희망퇴직 2000명을 포함해 3100명이 회사를 떠났지만, 일감 공백으로 올해부터 사무직을 대상으로 순환 무급휴직을 실행하고 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 3월 말 자신의 월급을 모두 반납하겠다며 직원들에게 고통 분담을 호소했다. 대우조선 임원들은 2015년부터 급여 30~40%를 반납 중이며, 사무직 직원들은 지난해부터 임금 10%를 반납한 데 이어 올 4월부터는 10%를 추가 반납하기로 했다.

이외 성동조선해양은 지난해 10월 이후 세 번째 희망퇴직을 이달 28일까지 진행 중이다. 희망퇴직이 확정된 직원들은 연차에 따라 수개월의 급여가 위로금으로 지급된다. 지난해 말 기준 성동조선해양 임직원은 1400여명인데, 채권단은 더 줄이기를 원하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6개월가량 일감이 없어 직원 30~40%가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순환 휴직에 들어갔다. 순환 휴직 기간은 짧게는 1~3주, 길게는 3달까지로 직원들의 선택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12월부터 사무 및 설계 직원의 30% 정도가 1~2주씩 휴직에 들어갔고, 지난 4월부터는 현장직 40%가량이 3주씩 돌아가며 휴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