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급감한 현대·기아차가 지난달에도 부진한 판매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7월 중국 시장에서 7만17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 11만1021대에 비해 37% 줄어든 수치다.

현대차 중국 창저우공장에서 생산직 근로자가 중국 판매용 소형차인 위에나를 조립하고 있다.

회사별로 보면 현대차는 지난달 중국 시장에서 전년동월대비 28.6% 감소한 5만15대를 판매했다. 기아차의 판매량은 2만2대로 51.2% 줄었다.

7월에도 판매대수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지만 감소 폭은 상반기에 비해 눈에 띄게 완화됐다.

현대·기아차는 올 상반기 중국 시장에서 43만947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52.3% 급감했다. 현대차의 상반기 판매량은 30만1277대로 42.4% 줄었고 기아차의 경우 12만9670대로 54.6% 감소했다.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은 특히 3월 사드 배치 이후 큰 폭으로 감소했다. 현대차는 4월부터 6월까지 월별 판매량이 3개월 연속으로 3만5000대 수준에 머물면서 전년동기대비 60% 넘게 줄었다. 기아차도 월 3만여대였던 중국 판매대수가 4월부터 월 1만여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일부에서는 7월 판매대수 감소 폭이 상반기에 비해 줄어든 것을 두고 현대·기아차가 서서히 중국 시장에서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현대·기아차는 7월 판매량 감소 폭이 상반기보다 완화됐지만 회복세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4~6월에 비해 월별 판매량이 다소 늘었지만 중국 내 반한 감정이 누그러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8월 이후 판매량 추이를 지켜봐야 추세적 개선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