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이 그룹명을 ‘DB’로 변경한다. 동부그룹 사명이 바뀌는 것은 1971년 동부고속운수(현 동부익스프레스)가 동부라는 사명을 처음 사용한 이후 46년만이다.

동부그룹 주요 계열사인 동부화재는 22일 오전 11시 이사회를 열고 사명을 교체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새로운 회사명은 DB손해보험으로 결정됐다. 이사회에선 DB화재와 DB손해보험을 놓고 고민했으나 DB손해보험이 더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갈수 있다는 점에서 DB손보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동부생명, 동부증권, 동부저축은행 등 다른 금융계열사와 동부대우전자, 동부하이텍, (주)동부 등 제조 계열사도 차례로 이사회를 열어 회사명을 DB로 바꾸는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다. DB라는 그룹 명칭은 내부 공모를 통해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는 지난 6월 제일특허법인을 통해 특허청에 ‘DB’ 브랜드에 대한 상표권을 출원 신청했다. 광고업, 보험업 등 금융업, 건축물건설업, 통신업, 운송업 등 9개 상품분류에 대한 상표권이 출원공고됐다.

동부그룹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동부건설이 계열분리되자 사명 변경을 검토해 왔다. ‘동부’ 브랜드 상표권은 동부건설이 갖고 있는데, 이 회사를 사모펀드인 키스톤에코프라임이 인수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키스톤 측은 오는 11월부터 ‘동부’ 브랜드에 대한 사용료를 요구했다. 사용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으로 알려졌다.

동부화재와 생명은 동부건설이 매각되기 전에는 브랜드 사용료를 내지 않았다. 하지만 2015년 국세청이 브랜드 사용료를 받지 않아 회사 이익을 축소했다며 동부건설에 미납된 법인세에 가산세까지 붙여 수백억원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아울러 동부건설, 동부제철, 동부팜한농 등 주요 계열사들이 잇따라 매각되면서 그룹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이번 사명 변경안은 주주총회를 거쳐 확정, 10월말쯤 마무리될 예정이다.